궐기厥氣로 벙어리가 되면

 

 

궐기厥氣(기가 고르지 못해서 위로 치미는 것)가 울대 쪽으로 몰려 말을 잘하지 못하고 손발이 차며 대변이 잘 나가지 않는 데는 족소음경맥의 침혈을 쓴다. 그리고 갑자기 소리를 내지 못할 때에는 어떻게 침을 놓아야 하는가 하고 황제가 물으니 기백이 답하기를󰡒족소음경맥이 위로는 혀와 연결되었고 설골橫骨을 통해서 회염會厭에 와서 끝났는데 이 혈맥의 좌우를 사혈瀉血하면 탁기濁氣가 곧 없어집니다. 회염의 맥은 올라가서 임맥任脈과 통하였는데 천돌天突혈을 치료하면 회염이 곧 동합니다󰡓하고 답하였다[영추].

어떤 남자가 오랜 병으로 가래가 나오면서 기침을 하다가 갑자기 풍한에 감촉되고 술과 고기를 먹어서 궐기가 생겨 인후에 몰렸기 때문에 갑자기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좌우 풍륭혈에 뜸을 각각 3장씩 뜨고 좌우 조해照海혈에 각각 1장씩 떠주었는데 곧 말을 하였다. 그 다음 속썩은풀(황금)을 화를 내리기 위한 군약君藥으로 하고 살구씨(행인) , 귤껍질陳皮, 도라지(길경)를 궐기厥氣를 사하기 위한 신약으로 하고 가자로 치미는 기운을 사하고 감초로 원기를 조화시키기 위하여 좌약으로 넣어 먹였는데 잘 나았다[강목].

벙어리가 되는 것은 음분陰分에 사기가 침범했기 때문이다.『내경』에󰡒사기邪氣가 음과 부딪치면 벙어리가 된다. 또한 사기가 음에 침범하여 부딪치면 벙어리가 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벙어리에는 두 가지 증이 있다. 그 한 가지는 혀가 잘못되어 벙어리가 된 것인데 이것은 중풍中風으로 혀가 잘 놀려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울대가 잘못되어 벙어리가 된 것인데 이것은 허로虛勞로 기침을 하다가 목이 쉰 것이다. 혀가 잘못된 벙어리는 혀가 잘 놀려지지 않아 말을 하지 못하지 목구멍에서는 여전히 소리가 나온다. 울대가 잘못된 벙어리는 목구멍에서 소리가 쉰 것이지 혀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있게 잘 놀려진다[강목].

오장에서 생긴 기침이 오래되면 목 쉰 소리聲嘶를 한다. 목 쉰 소리는 울대가 상한 것이지 인두의 병은 아니다[득효]. 힘을 들여 목청을 내서 목 쉰 소리를 하는 것은 바로 기氣가 허虛하고 위기衛氣가 몹시 차진 것이다[입문]. 기침을 하여 목이 쉰 것은 혈血이 허해지고 열을 받은 것이다. 이런 데에는 청대와 조가비가루를 꿀에 반죽하여 알약을 만들어 입에 물고 녹여 먹는다[단심]. 목 쉰 소리를 하는 데는 시호승마탕, 윤폐환, 밀지전이 좋다.

신겁증은 목 쉰 것과 비슷하다腎怯與失音相似. 병으로 토하고 설사한 뒤와 중병을 앓은 뒤에 목소리는 낼 수 있으나 말이 되지 않는데 이때에 약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목이 쉰 것이 아니고 신겁腎怯증이다. 이것은 신기腎氣가 위로 올라가지만 양기陽氣와 잘 접촉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런 데는 보신지황원補腎地黃元을 주로 쓴다. 목이 쉰 것은 풍한에 접촉되어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다[전중양].

누울 수도 없고 숨 쉴 때마다 소리가 나는 것息有音은 양명경陽明經의 기운이 거슬러 오르기 때문이다. 족삼양경足三陽經의 기운은 내려가야 하는데 도리어 거슬러 오르면 숨 쉴 때에 소리가 난다. 그리고 양명경은 위胃의 경맥인데 양명경의 기운이 거슬러 올라왔다가 제 길로 잘 내려가지 못하면 눕지 못하게 된다. 자고 일어나는 것은 여전하면서 숨 쉴 때 소리가 나는 것은 폐肺의 낙맥絡脈이 거슬러 오르기 때문이다. 낙맥에 병이 생겼을 때의 증상은 경輕하다. 그러므로 자고 일어나는 것은 별일 없는데 숨 쉴 때 소리가 난다[내경].

내상內傷으로 허손虛損되어 목구멍이 헐고 목이 쉰 것不治證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입문]. 오장 기운이 이미 허탈해 정신이 없고 목 쉰 소리를 하는 것은 죽는다[편작]. 음양이 다 끊어지고 목이 쉬어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3일반 만에 죽는다[화타].

보통 목소리가 맑지 못한 데에는 가미고본환, 가미상청환, 요량환, 발성산, 가자산, 가자청음탕 등 목소리를 내게 하는 처방을 쓰는 것이 좋다.

건시乾柿(곶감)은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는 데 좋다. 물에 담갔다가 늘 먹어야 한다[본초].

호마유胡麻油(참깨기름)는 벙어리를 치료하는 데 주로 쓴다. 폐를 눅여 주려면 참대기름이나 생강즙 같은 것을 타서 먹어야 좋다.

계자鷄子(달걀)은 많이 먹으면 목소리가 잘 나온다. 물에 두 번 끓어오르게 삶아서 그 물과 같이 먹는다[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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