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일 지양에게 사관혈四關穴에 침을 놓고 있습니다
요즘 원기(원혈) 조절을 위해 매일 지양에게 사관혈四關穴에 침을 놓고直刺 있는데, 어제는 팔목과 손가락 통증이 사라지고 팔목을 제대로 움직이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사관혈은 네 개의 관문關門이란 뜻인데, 양 합곡혈合谷穴과 양 태충혈太衝穴을 말합니다.
합곡혈은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갈라진 뼈 사이 우묵한 곳을 말하고, 태충혈은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갈라진 뼈 사이 우묵한 곳을 말합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혈자리이며 누구라도 침을 놓은 수 있습니다. 합곡은 대장에 좋고 태충은 간에 좋습니다. 침의 깊이를 3푼 하라고 하지만 1치 정도 침자했습니다. 침을 놓고 30분가량 이불을 덮고 누워있게 했습니다.
한약에 감초라는 약재가 있듯 경혈에서 합곡혈은 만능혈로 불릴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합니다. 소화기를 주로 다스리는 명혈이기 때문에 체하거나 소화불량일 때 침이나 뜸으로 자극하거나 주물러주면 큰 효험을 발휘하는 혈로 알려져 있습니다. 급체에 합곡혈을 누르면 쑥 내려갑니다. 지압하면 어깨의 풍사가 제거되고 따뜻해집니다. 구급혈救急穴로서 졸도, 소아경풍, 부인의 난산증, 급체, 열이 없는 두통, 안면마비, 안면근육경련증의 주혈主穴이기도 하며 중풍 발병 초기에 다른 혈들과 겸하여 사용되는 혈자리이기도 합니다. <사총혈가四總穴歌>에 ‘면구합곡수面口合谷收’라 하여 얼굴이나 입 주위의 생기는 병은 모두 합곡혈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임신부에게는 침을 놓아서는 안 되는데 유산을 시킬 수 있습니다.
<영추靈樞-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에 오장유육부五臟有六腑, 육부유십이원六腑有十二原, 십이원출어사관十二原出於四關, 사관치오장四關治五臟. 오장유질五臟有疾, 당취지십이원當取之十二原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장육부가 대응되어 있으며 오장육부에 12원혈原穴이 있고 12원혈은 4관에서 출발한다. 사관혈은 오장을 치료해주며 오장에 질병이 발생하면 마땅히 12원혈을 취해서 치료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난경難經>에는 오장육부지유병자五臟六腑之有病者, 개취기원혈야皆取其原穴也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장육부에 병이 들면 모두 원혈을 취해라는 뜻입니다. 원혈은 장부의 원기元氣가 통과하는 혈이며 원기가 머물러 있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사관혈에 침자하면 장부의 기氣 메커니즘을 조절할 수 있으며 경락을 소통시켜 줌으로써 보허사실補虛瀉實과 음양평형陰陽平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태충혈을 자극하면 간 기능을 정상화시켜 피로를 속히 회복시키고 근력을 보충해줍니다. 한의학에서 간은 근육을 관장하고 눈에 통한다고 했으니 근육과 관련된 각종 피로나 병증에 사용할 수 있으며, 시력저하에서부터 눈의 피로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간장병을 앓는 이의 태충을 지압해주면 시원해하거나(허증에 해당) 손도 대지 못하게 하면서 벌벌 떠는 경우(실증에 해당)가 있습니다. 태충혈은 허증도, 실증도 자율적으로 그 증상을 바로잡아주는 명혈로 외관병에 해당하는 근육질환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태충은 경간풍驚癎風을 치료할 수 있다. 여기서 경간驚癎이란 어린아이가 놀라서 근육이 수축하고 입에 거품을 토吐하며 눈이 위로 뒤집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중의학中醫學에서는 갑자기 근육이 뒤틀리는 병을 풍風으로 보기 때문에 경간풍驚癎風이라 한 것입니다. 또한 태충은 또 인후성咽喉性 질환과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간肝이 근육을 주관하기 때문에 두 발로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증상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곱 가지 산기疝氣 중에서 고환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편종추偏腫墜를 치료하는 데에도 좋습니다. 편종추 증상에 태충혈 외에 쓸 수 있는 혈穴 중에는 배꼽 아래 양쪽 삼각구三角灸가 있습니다. 고환睾丸이 왼쪽으로 치우치면 오른쪽의 삼각구에 뜸灸을 뜨고, 오른쪽으로 치우치면 왼쪽의 삼각구에 뜸을 뜨는데 여기에다 태충혈을 더하면 효과가 더욱더 좋습니다. 그 밖에도 태충혈은 눈이 침침하고 눈앞이 마치 무엇으로 덮인 것처럼 흐릿한 것을 치료하며, 또한 요통腰痛에도 침鍼을 놓는 순간에 신기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일 저녁 태충혈을 지압해주면 요통이 치료됩니다. 태충혈을 손끝으로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간울肝鬱로 인하여 화를 잘 내는 사람입니다. 간울이란 간이 기운이 쭉 뻗어나가게 하는 것이 원래의 기능인데, 이것이 막혀서 뻗어나가지 못하는 막힌 상태를 말합니다. 태충혈은 간울 치료에 사용됩니다.
이상과 같이 사관혈은 몸에 매우 좋은 혈자리입니다. 저는 일회용 3호 호침毫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침은 구침九鍼의 하나로 머리카락처럼 가는 침입니다. 호毫(터럭 호)란 가는 털이란 뜻입니다. 100개에 1500원입니다. 저는 한 번 쓰고 버리는데, 끓는 물에 소독하면서 몇 차례 계속 써도 됩니다. 그럴 경우 같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활침刮鍼이라 하여 침을 꽂은 상태에서 오른손 엄지를 사용하여 침미를 가볍게 누르고 식지 또는 중지의 손톱을 이용하여 아래에서 위로 또는 위에서 아래로 침병을 긁어주기도 했지만, 지양이 별로 반응이 없어 활침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침을 깊이 찌르면서 침감을 높여보기도 했지만, 지양이 긴장하면서 예민하게 반응하여 득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 번에 침자하고 30분가량 스스로 기가 통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