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다리 손은 양陽의 근본이다
팔은 어깻죽지, 팔죽지, 팔굽, 팔뚝, 손목까지를 말하며 다리는 넓적다리, 허벅지, 무릎, 종지뼈, 장딴지, 정강이를 가리킵니다. 인체 중에서 팔과 다리 그리고 손은 모두 양陽의 근본이 됩니다. 그래서 항상 가만히 있질 못하고 움직이려 하며 힘쓰기를 좋아합니다.
팔다리를 쓰지 못하고 나른하면서 아픈 것은 비위脾胃의 정기가 잘 돌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脾와 위胃는 막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접해 있으면서 진액을 돌리는 기능을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팔다리가 음식물의 기를 받지 못해 힘줄과 뼈와 살에 기운이 빠지게 됩니다. 팔과 다리에 부종edema이 올 때 얼굴이 누렇게 되면서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부종은 조직 내에 림프액이나 조직의 삼출물 등의 액체가 고여 과잉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피부와 연부 조직에 부종이 발생하면 임상적으로 부풀어 오르고, 푸석푸석한 느낌을 갖게 되며, 누르면 피부가 일시적으로 움푹 들어갑니다. 비위의 작용이 곧바로 팔과 다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비장의 기능은 실해도 허해도 팔다리에 병이 옵니다. 비장이 실하면, 기능이 이상 상태로 항진되더라도 팔다리를 들지 못하는데, 이 병은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을 때 생깁니다. 비장이 허해서, 즉 기능이 이상 상태로 약해서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건 위장으로 진액을 잘 돌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이때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십보탕十補湯, 십전산十全散으로도 불림) 등으로 정기를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십전대보十全大補라는 처방명은 모든 것十을 온전하고全 지극하게大 보補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중국 송宋나라 태종 때 진사문陳師文 등이 황제의 명을 받들어 지은 의서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후 허준許浚, 유완소劉完素 등의 저명한 의학자들이 저술한 의서에서 기혈氣血을 대보大補시켜 허로虛勞를 치료한다고 수록되어 있습니다. 즉 십전대보탕은 몸을 전반적으로 보양補養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사용되어왔고 현재도 각종 허약성 질환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조성태는 팔다리와 비장의 관계는 소화 작용이라는 연결 고리를 중심으로 밀접하게 이어진다면서 비장이 건강해야 음식물을 잘 소화시켜 팔다리가 튼튼해지고, 팔다리를 자주 움직여주고 운동을 해야 비장의 소화 기능 역시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팔다리를 성체成體의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팔다리를 잘 움직여 소화 작용을 원활히 하면 음식물로부터 충분한 기를 받아들여 건강한 몸體을 이룰 수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식은 팔다리가 편히 쉬어야 하는 저녁이나 밤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할 무렵인 아침에는 많이 먹어도 좋습니다.
팔다리 병은 주로 비위와 관련해서 오지만 체액이 위胃에 머물러 소리를 내는 담음痰飮이나 신경성, 기혈 순환 장애, 과음, 풍한습에 의해서도 불편한 증상이 생깁니다. 담음이 원인으로 아픈 경우는 팔다리와 가슴, 잔등, 허리, 엉치 등으로 은근하면서도 참기 어려운 통증을 느끼면서 힘줄과 뼈까지 땅깁니다. 이것은 담이 중완中脘(위胃가 있는 자리)에 막혀서 비기脾氣가 잘 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팔다리만 아니라 손바닥을 통해서도 위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손등보다 손바닥이 유난히 뜨겁고 열이 나면 위가 별로 좋지 않다는 표시입니다. 손바닥이 뜨거운 사람은 특별히 식습관에 주의해야 하고, 위의 기능을 잘 다스려주어야 합니다. 손바닥보다 손등이 더 뜨거운 건 나쁜 기운이 아직 몸속까지는 들어가지 않은 것이므로 함부로 해열제를 쓰거나 독한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조성태는 요즘 수지침이 유행하는데 굳이 수지침이 아니더라도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이나 두 손을 마주 비비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동작을 수시로 하면 손바닥에 있는 경혈들을 자극하여 기혈이 잘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발 역시 평소에 안마를 잘 해주면 건강에 좋습니다. 특히 용천혈湧泉穴(발가락을 모두 오므렸을 때 발바닥 앞쪽으로 움푹 들어가는 곳)을 중심으로 자주 주무르면 두통이나 구토, 설사, 고혈압 등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발을 매일 닦아 청결 유지와 함께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하고 늘 따뜻하게 해주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손톱은 간담의 영화榮華를 누리는 곳입니다. 따라서 간담이 허하면 손톱이 얇고 윤기가 없으며 잘 부러집니다. 이런 손톱을 가진 사람은 무서움을 잘 타고 목에서 가래가 자주 끓으며 편도가 많이 붓는 특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