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굵은 사람에게는 뼈 쪽으로 병이 온다

 

 

“이렇게 된 지는 한두 주쯤 됐어요. 등산 갔다 와서 바로 김장을 했는데 그때부터 갑자기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는 거예요. 오금을 못 펼 정도로요.”

51세의 여자 박씨가 아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진료실에 들어서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에게 한 말입니다. 방금 정형외과에 들러 검사 결과를 보고 오는 길이라는데, 아무 이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리의 어느 부위가 아프냐고 묻자 “앉았다 일어날 때 굉장히 아프니까 구부리는 것보다 펴는 게 더 힘들다고 봐야죠” 하고 대답했습니다.

박씨는 뼈가 굵은 사람이므로 원래 뼈 쪽으로 병이 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뼛속까지는 병이 들지 않았습니다. 구부렸다 펴지 못하는 것은 근육에 병이 든 것이고, 폈다가 구부리지 못하는 것은 뼈에 병이 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골zygomatic bone(광대뼈 혹은 협골頰骨이라고 함)이 불그스름한데 언제부터 그랬느냐고 물으니 “전 폐경이 굉장히 빨리 왔거든요, 한 7, 8년쯤 되는데 그때부터 그런 것 같아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광대뼈 부위가 불그스름해지는 건 대개 조열潮熱 증상이므로 조성태는 얼굴에 열이 훅 났다 식었다 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박씨는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조성태는 그릴 리가 없다 싶어 무슨 약을 복용하는 것이 틀림없어 물으니 “3년 전에 산부인과에서 갱년기 검사를 받았는데 병원에서 호르몬제를 줘서 계속 먹고 있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박씨는 나이에 비해 폐경을 너무 일찍 맞았으므로 다른 사람보다 노화가 빨리 왔고, 그로 인해 조열 증상이 생겨 광대뼈 부위가 불그스름하게 변했던 것입니다.

조열은 피를 말리는 것이므로 매우 좋지 않은 증상입니다. 피를 저장해두는 간이 근육을 주관하므로 피가 마르면서 근육에 이상이 온 것입니다. 조성태는 박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장 호르몬제를 끊으세요. 조열은 피를 말릴 뿐만 아니라 뼈에 있는 진액을 말리기도 합니다. 호르몬제는 조열 증상이 나타나는 걸 임시로 꺼주는 기능을 할 뿐입니다. 일종의 진통제라 할 수 있죠. 그러니 병을 치료하는 것과는 상관도 없을 뿐더러, 호르몬제를 끊으면 바로 조열 증상이 나타날 겁니다. 물론 증상이 전보다 더 심해지지요.”

조성태는 호르몬제를 끊게 한 뒤 허로로 인한 조열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박씨에게 가미인삼양영탕加味人蔘養榮湯을 처방했습니다. 가미인삼양영탕은 몸이 허虛한 것이 오래되어 사지四肢에 기운이 없어 무기력하고 몸이 여위고 마르며 얼굴이 작아지고 안색이 좋지 않으며 숨을 짧게 들이마시며 음식의 맛을 모르는 데 치료하는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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