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근과 육을 달리 본다

 

 

근육筋肉이 아프다 땅긴다 해서 하나로 보는데, 한의학에서는 근과 육을 달리 봅니다. 근筋(힘줄 근)은 말 그대로 힘줄이고 육肉은 말 그대로 살입니다.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지 못하거나, 이른바 ‘쥐가 났다’고 하여 경련이 일어나는 것은 근의 작용이 좋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뚱뚱하고 마른 것은 육의 문제입니다.

힘줄과 살의 구분은 다이어트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나칠 정도로 운동을 하면 살은 약간 빠지겠지만 힘줄이 상하고 맙니다. 무릎을 비롯하여 관절들이 아프고 땅기며 경련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손발을 잘 놀리지 못하면서 걷는 것조차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 근과 육을 달리 보는 까닭은 근과 육을 주관하는 장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근을 주관하여 몸의 힘줄을 생기게 하는 곳은 간이고, 육을 주관하는 곳은 비위입니다. 따라서 간이 병들면 힘줄이 경련을 일으키거나 아픕니다. 비위에 나쁜 기운이 들어가면 육에 병이 생겨 고통을 받습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힘줄이 땅기면서 불편한 것은 간기肝氣에 열이 있어서이며, 이때에는 담즘膽汁(간에서 만들어져 십이지장十二指腸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이 나오므로 입맛이 쓰다고 말합니다. 이런 증상은 주로 생각은 많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고심하는 사람이나 성생활을 지나치게 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납니다. 흔히 ‘쥐가 났다’고 말하는 증상은 힘줄에 혈액이나 진액이 부족해서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혈액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장기가 간입니다. 힘줄과 육이 푸들거리는 현상도 혈이 부족하여 힘줄에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생기는 것입니다.

힘줄에 경련이 일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열火熱을 없애는 약만 쓰면 금방 낫는 병입니다. 이는 열이 너무 지나쳐서 풍風이 온 것으로, 풍風과 화火가 서로 억눌러서 정신을 잃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육은 비위에 속합니다. 그래서 비장이 허하면 살이 많이 빠집니다. 비장은 위에서 받아들인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여 인체 곳곳에 운반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이 기능이 원활치 못하므로 살이 빠지는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마른 체질을 한의학에서는 혈허유화형血虛有火形이나 음허형陰虛形, 혹은 담체擔體라 합니다. 선천적으로 마른 체질은 비위도 튼튼하고 강단이 있어 평소에는 잘 아프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번 병들어 아프기 시작하면 큰 병이 오기 쉽습니다.

뚱뚱한 체질은 기허습담형氣虛濕痰形 혹은 양허형陽虛形이라 해서 양기陽氣가 허하고 습기에 잘 상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체질상 잠이 많으며 낮에도 꾸벅꾸벅 잘 졸고, 관절염이나 담음증 등에서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무력증gastric atony도 있어서 평소 과식하지 않으면 괜찮지만 자기 양보다 조근 더 먹었다 싶으면 금방 거북해지고 소화가 안 됩니다. 위무력증은 위벽의 근긴장이 감소된 상태를 말하고 연동운동도 또 다소 쇠약합니다. 원인으로서는 아토니성 체질(선척적 근육박약), 과잉 식사가 습관화된 사람, 설사, 모르핀, 아트로펀 등의 남용 외에 전신신경증(신경쇠약, 히스테리 등)의 한 증후, 또 반사성 신경증, 각종 위장질환의 속발증續發症으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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