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굵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병이 오기 시작한다
뼈는 골수가 모여 저장되는 곳입니다. 흔히 뼛골이 시리다고 말하는데, 뼈와 골수를 통틀어 하는 말입니다. 뼛골이 아프고 시린 증상은 뼈에 골수가 부족하여 찬 기운이 뼈까지 스며들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뼈가 튼튼하려면 골수가 충만해야 하는데 골수와 뼈를 만들어내는 장기가 바로 신腎(콩팥)입니다. 신은 예로부터 “강强함을 만드는 기관”으로 여겨졌습니다. 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생식과 성장이지만, 뼈를 만들고 근육을 튼튼하게 해서 인체의 골격을 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신장이 허하면 허리 디스크나 요통으로 고생합니다. 또 발목이나 손목에 힘이 없고 자주 삐는 것도 신이 허하기 때문입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뼈에 병이 생기면 오래 서 있지 못하고 걸을 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귀가 마르면서 때가 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합니다. 귀의 색깔이 나빠지는 것은 뼈와 귀 모두 신장이 주관하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귀가 크거나 귀의 색깔이 좋지 않은 사람은 신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뼈 쪽으로도 병이 오기 쉽습니다.
뼈의 병은 신기腎氣에 열이 있을 때도 생기고 외기外氣 중 바람, 습기, 추위, 담痰에 의해서도 걸릴 수 있습니다. 담은 인체의 기혈이 순조롭게 운행되지 않아서 장부의 진액이 일정 부위에 몰려 걸쭉하고 탁하게 된 것으로 일련의 질병 때 병적으로 생기며, 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신기에 열이 있으면 허리와 잔등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뼈가 마르면서 골수가 줄어들어 통증이 옵니다. 그리고 외기의 나쁜 기운에 상하면 뼈가 시리고 아픕니다. 특히 추위에 손상되거나 열이 뼛속까지 뚫고 들어가면 다른 통증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픕니다.
흥미로운 점은 허리 디스크나 팔다리 뼈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얼굴에 광대뼈zygoma(관골)가 튀어나와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광대뼈를 뼈의 근본으로 보는데, 광대뼈가 크면 몸의 뼈도 굵고 광대뼈가 작으면 몸의 뼈도 작다고 합니다. 형상의학에서는 광대뼈가 나오고 뼈가 굵은 사람은 타고난 근력이 강하므로 일을 많이 하는 체질로 봅니다.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하지만 이런 성격 때문에 과로하기 쉽고, 또 그것이 원인이 되어 병이 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노권내상勞倦內傷이라 합니다. 즉 뼛골 빠지게 일하는 성격 탓에 뼛골이 부실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란 말입니다. 나이에 비해 주름이 너무 많으면 과로로 몸이 상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한의학에선 노권내상이라 합니다.
뼈가 굵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쇠약해지면서 병이 오기 시작합니다. 골수, 뇌수 같은 수액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질병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 대표적인 질병이 골다공증osteoporosis입니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골절이 생기면 통증이 생기고, 골절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든 부위에서 골절이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손목뼈, 척추, 고관절(대퇴골)에서 골절이 자주 발생합니다. 허리와 등이 아프고 뒷목이 뻣뻣하면서 어깻죽지가 아프기도 합니다. 뼈가 굵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헛배가 부르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때로는 변비처럼 대변이 시원찮고, 자주 어지러우면서 귀가 울리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조금만 서 있으면 정강이가 피곤하거나 쥐가 나며, 나이에 비해 흰머리가 빨리 나는 것도 뼈가 굵은 사람들에게 오는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재로는 숙지황熟地黃이나 오미자, 녹용, 황구육이 있으며 음식으로는 검은콩, 검은참깨 등 검은색 나는 것들이 도움이 됩니다. 숙지황은 지황地黃의 뿌리를 쪄서 말린 것을 말합니다. 날것을 생지황, 말린 것을 건지황이라 하며, 숙지황 중 특히 술에 담갔다가 쪄서 말리기를 아홉 번 되풀이하여 만든 것은 구지황이라 하여 그 약효를 으뜸으로 칩니다. 맛은 달면서도 쓴맛이 돌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혈을 보補하고 생명이 발생하고 활동하는 데 기본이 되는 물질인 정精을 보충해서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증상이나 월경이상, 어지럼증 등을 치료하고 머리를 검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숙지황은 사물탕四物湯의 주요 약재이며 각종 만성병 중 몸이 허약하여 나타나는 내열內熱, 인후건조咽喉乾燥, 갈증 등의 증상에 사용됩니다. 사물탕은 여성의 출산 후나 월경 등으로 인한 과다출혈, 허약, 어지럼증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 예로부터 담증痰證의 하나인 허담虛痰(한담寒痰, 냉담冷痰과 같음)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어 차로 달여 마셨으며, 기침과 천식에 복령茯笭(소나무를 벌채한 후 3-10년 사이에 뿌리에 기생하는 균체), 6월쯤의 반 여름에 싹이 나와 꽃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반하半夏(천남성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 등과 배합하여 사용했습니다. 그 밖에도 돼지고기를 삶은 국물과 함께 복용하면 습관성 변비에 효과가 있습니다. 영양분이 많고 기름기가 있어 장기간 복용하면 소화 장애를 일으켜 설사, 복창腹脹(배가 더부룩하면서 불러 오르는 병증) 등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되며 설사를 하는 환자에게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