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검은 사람은 신장이 허하다

 

 

“아이가 사흘이 멀다 하고 감기를 달고 다녀요. 소아과를 제 집 안방 드나들 듯하니까요. 그리고 요 근래는 조금만 뛰놀아도 땀에 흠뻑 젖고 무척 힘들어해요. 일 년 전에 한약이 좋다고 해서 용을 넣어 세 첩이나 먹였는데도 별 효과가 없지 뭐예요.”

여섯 살난 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가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에게 아이의 잔병치례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면서 한 말입니다. 간기 증상을 구체적으로 묻자 어머니는 “아기 때는 감기에 걸리면 40도 가까이 열이 올라서 응금실에 간 적도 많아요. 그런데 점점 자라면서 열은 오르지 않는데 대신 기침을 해대요. 항아리에서 소리가 나듯 쿵쿵 울리는 기침을 해서 보기가 안쓰러워요. 코도 마르면서 된코가 많이 나오구요. 어제까지 계속 이비인후과에 다녔는데도 영 낫지를 않네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아이의 기침 증세는 낮보다 밤에 더 심하고, 어떤 감기로 시작했든 꼭 마지막에는 기침을 한다고 했습니다. 조성태는 아이가 감기에 걸린 것이 아니라 체질적인 요인으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야수夜嗽로 판단했습니다. 야수는 해수咳嗽의 하나로 밤에 더 심해지는 기침을 말합니다. 신음腎陰이 부족하여 허화虛火가 폐肺에 영향을 주어 생깁니다. 밤이 되면 기침이 계속 나다가 새벽에는 덜해지며 입이 쓰고 옆구리가 아프며 입맛이 떨어집니다. 자음강화滋陰降火하는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이 아이의 피부색이 무척 검었는데, 이런 경우 병이 신장 쪽으로 오기가 쉽습니다.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으면 입에서 단내가 나고, 변비의 경향이 있으며, 식은땀을 잘 흘립니다. 무서움을 아주 많이 타기도 합니다.

조성태는 아이에게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을 처방했습니다. 자음강화탕은 음허陰虛로 화火가 왕성해져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바닥에서 열이 나고 특히 오후에 열이 많이 나는 데 처방하는 약입니다.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조마조마해서 앉아 있을 때에도 늘 쪼그려 앉는 버릇이 있어요. 만사가 귀찮고 집안일도 손에 안 잡히고 사람 만나는 것도 재미없어요.”

피주에서 왔다는 35세의 송씨가 조성태에게 한 말입니다. 송씨의 피부는 무척 검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윤기가 없고 굵으며, 광대뼈가 나왔습니다. 첫눈에 매우 예민한 성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송씨는 마음이 불안할 때면 술을 한두 잔 정도 마시는데, 그러고 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습니다. 이런 증세가 시작된 것이 4년 정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늘 속이 답답하고 가슴 한가운데가 뭔가가 달려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만 서서 일하면 아랫배가 아프고 허리에 통증이 와요.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어깨가 눌리듯이 아플 때도 있구요.”

한의학에서 볼 때 여성의 피부가 검다는 건 신수기腎水氣(신장의 기운)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이런 증상은 모두 신장이 허할 때에 나타납니다. 한의서에는 신장이 허하면 마음이 공연히 초조하고 곧잘 무서움을 타며, 얼굴빛이 검고 기지개를 잘 켜며 아랫배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또한 신장이 나쁠 때에는 뼛골이 아픈 골수통과 대변보기가 어렵고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조성태는 송씨의 증상을 신이 허해서, 즉 음이 부족해서 온 것으로 판단하고 그에게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을 처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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