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이 흰 사람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고 음부에 이상이 있다
“코 때문에 왔습니다. 한동안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했는데 이젠 축농증이 되어버렸어요. 수술도 여러 번 했는데 계속 코가 막히고 콧물과 재채기가 멈추질 않아요.”
37세의 조시가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에게 한 말입니다. 조씨는 피부색이 희고 얼굴형이 사각형이었습니다. 조씨는 레이저 수술까지 세 번이나 받았다고 했습니다. 조씨는 20년 전부터 맨바닥에 오래 앉아 있으면 오른쪽 늑골 아래가 결러서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허리는 괜찮으냐고 물으니 “허리도 뻐근하게 아픕니다. 그리고 밥을 먹으면 더부룩한 느낌이 들구요. 콧속뿐만 아니라 입이 잘 마르기도 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조씨의 콧물과 재채기 증상은 찬 곳에 있을 때 더 심해지고, 하루 중에선 기온이 가장 낮은 이른 아침에 고통스럽다고 했습니다. 이는 추위와 바람 등 외기外氣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으로, 조씨처럼 피부색이 흰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조씨는 입이 잘 마른다고 했는데, 입이 마르는 증상은 진액이 부족하는 뜻입니다. 따라서 진액을 보충하는 약을 처방해야 합니다. 조씨는 진찰 도중에 계속해서 콧구멍을 움직이고 있는데, “코는 폐의 구멍”이라 하여 콧구멍을 움직이는 사람은 폐가 좋지 않습니다.
조성태는 조씨에게 가미보폐탕加味補肺湯을 처방했습니다. 가미보폐탕은 오래된 해수 관련 증상에 처방하는 약입니다.
피부색이 희고 얼굴에 밝은 빛이 없고 수심에 가득 찬 30세의 미혼 여성 송씨는 조성태에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목에서 가슴까지 꽉 막힌 것 같으며, 소화도 안 되고 어지러우면서 메스꺼움을 많이 느낀다고 했습니다. 팔다리에 기운이 없어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고 뒷목과 등뼈가 아플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대변을 잘 보느냐고 물으니 “아뇨. 아랫배가 굉장히 찬데다 배꼽 주변이 아프면서 설사를 자주 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조성태는 송씨의 장이 원래부터 나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목이 아프다고 했는데, 한의학에서는 목을 자궁에 해당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음부에 뭐가 나거나 가렵지 않느냐고 물으니 “이런 얘길 하기는 좀 뭣하지만 의사 선생님 앞이니까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사실 질 주변에 뾰루지가 하나 있거든요. 그런데 산부인과엘 가서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질 않아요. 원인도 모르겠다고 하구요. 가금 물집이 잡힐 때도 있고 가렵기도 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통증이 없느냐는 질문에 벌레가 쏘는 것 같기도 하고 집게벌레가 무는 것 같기도 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조성태는 송씨처럼 미혼 여성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것은 자궁에 음혈이 충만한데 양기를 받지 못해서 그런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늦게까지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세로 보았습니다. 그는 송씨에게 귀비탕歸脾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시호억간탕柴胡抑肝湯을 번갈아 처방했습니다.
귀비탕은 생각이 많거나 신경을 지나치게 써서 생기는 여러 증상에 쓰이는 한의학 상의 처방으로 여성들에게 자주 사용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대표적으로 건망증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언급하고 있으나 그 밖에도 불면이나 소화와 관련된 증상 및 월경과 관련된 증상 등에도 널리 응용되고 있습니다. 보중익기탕은 결핵증, 여름타는 병, 병후의 피로, 허약체질 개선, 식욕부진, 허약자의 감기·치질·탈항脫肛·자궁하수·위하수·다한증多汗症 등에도 응용될 수 있습니다. 이 처방은 중국의 <동원십서東垣十書>에 첫 기록이 보인 이래 우리나라의 기록으로는 <동의보감>의 ‘제중신濟衆新’편, ‘방약합方藥合’편,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등에 전재되어 있습니다. 시호억간탕은 혼자 사는 과부가 음陰만 성하고 양陽이 없어서 성욕이 싹트나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여 학질같이 오한惡寒과 발열發熱이 나는 데 처방하는 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