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큰 여자의 생리불순

 

 

“한 4년쯤 전이었어요. 생리도 아닌 것이 한 달 동안 까만색 피가 조금씩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병원을 찾았더니 난소기능부전인 것 같다며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니까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며 결혼 후에나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결혼한 지 일 년 반이 되었는데도 아기 소식이 없어 걱정이라며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를 찾아온 여자의 하소연입니다. 그녀의 남편은 일본에 디자인 공부를 하러 갔다가 만난 44세의 일본인입니다. 여자는 불임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했습니다. 생리가 순조롭게 하느냐고 물으니 “최근엔 생리 기간이 6일 정도 되는데, 3일 정도는 정상적으로 하다가 4일째부터는 생리량이 확 줄어들어요. 주기를 체크해보니 점점 생리일이 늦어지고 있더군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여자는 초경을 고등학교 2학년 때엔 열일곱 살 때에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신체 발달 단계를 7세 단위로 나눕니다. 초경이 시작하는 때는 14세로, 이를 천계天癸라고 해서 생식 능력이 생겨난다고 봅니다. 천계는 생식 능력을 일으키는 하늘의 기운을 의미하는 말로 월경月經을 한의학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한의학에서 폐경은 49세에 이루어지는데 이때가 되면 월경이 없어지면서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위의 환자는 3년 늦게 17세에 월경이 시작되었으므로 여성으로서의 능력이 약하고 생리도 불순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는 생리주기가 매우 불규칙하고, 몸이 피곤하다 싶으면 냉leukorrhea이 많아지면서 음부가 가렵고 아프다고 했습니다. 냉이란 질 분비물을 이르는 말로, 냉이 많을 경우 대하증이라 합니다. 생리적인 냉은 여성의 난소 안에 있는 여포와 황체에서 주로 분비되고, 태반에서도 분비되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에스트로겐estrogen 자극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질 내 환경의 화학적 균형을 맞추려는 현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냉의 양상이 달라지는 이유는 주로 감염, 악성 질환, 호르몬 변화 때문입니다. 냉은 질이나 자궁경부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 많이 생기며, 세균성질염의 경우 질 분비물은 누런색이나 회색을 띠고 생선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리코모나스 감염에 의한 질 분비물은 양이 매우 많고 악취가 나며 종종 외음부 가려움을 동반합니다. 칸디다 감염증인 경우는 질 분비물이 흰색을 띠고 질 주위가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함께 생깁니다.

환자는 특히 부부관계를 가진 후 통증을 느끼고 성욕도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조성태는 초경을 3년이나 늦게 했으므로 병이 이미 그때부터 생긴 것으로 보고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성을 담당하는 기관이 형편없으므로 성욕이 생기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환자는 눈과 입이 모두 작으며 그에 비해 코가 매우 컸습니다. 도 골격도 남자처럼 컸습니다. 밖에서 활동해야 할 체질인데 디자이너 일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다고 했습니다. 원래 명랑하고 쾌활한 체질이지만 화도 잘 내고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체질이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눈과 입술이 크고 가슴과 엉덩이가 발달한 사람을 여성으로 보고, 여자 중에서도 코가 크고 어깨가 벌어지고 체격이 큰 외모를 가진 사람을 남성으로 분류합니다. 따라서 남자와 같은 여성들은 불임의 가능성이 높고, 여성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남자처럼 직업을 갖는 것이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에 바람직합니다. 조성태는 그 환자에게 가미사물탕加味四物湯을 처방했습니다.

가미사물탕은 간기肝氣가 느긋하지 못해 월경을 하다가 하지 않았다 하면서 한열왕래寒熱往來하고 월경의 혈색이 검은색을 띨 때, 월경이 끊겼다 몇 년 뒤 다시 월경이 시작되어 붕루崩漏가 생길 때, 혈허血虛하고 기氣가 잘 운행되지 않아 팔 다리를 잘 쓰지 못할 때, 아기를 낳은 후나 유산流産후 젖이 나는 것을 줄이고자 할 때, 습열濕熱로 인해 양쪽 다리가 마르고 약해 힘이 없을 때, 관절염 초기에 발갛게 붓고 아플 때에 처방하는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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