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체金體 형의 사람은 폐가 실하다
“일 년 전부터 가슴이 걸려요. 올 1월쯤에는 숨이 차기 시작해서 종합병원에서 폐 기능 검사와 심전도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네요. 그래도 여전히 가슴이 결리고 숨도 차요.” 38세로 145cm의 키에 몸무게 52kg의 이 여자는 뚱뚱한 편이었으나 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사각형에 각이 지고 넓적했으며, 코는 옆으로 약간 퍼졌고, 피부는 흰 편이었습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가 출산 관계를 묻자 “열여덟 살짜리 아이가 하나 있고요, 유산을 세 번 정도 시켰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조성태는 이 환자를 금체金體 형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는 이 여자처럼 얼굴이 각진 사람은 기가 맺혀 울체되기 쉬워서 화에 의한 병이 잘 옵니다. 기란 화의 싹이고 가슴은 기의 바다인 까닭에, 가슴이 결리고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런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기천氣喘이라 하는데, 일종의 화병으로 호흡이 급하면서 담성痰聲은 없으나, 칠정七情의 소상所傷, 즉 과도한 신경의 사용에 원인이 있는 질환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을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진액津液의 순환 이상으로 정신을 과도하게 써서 오는 것으로 칠정과 심화心火가 주된 원인으로 봅니다.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인 기쁨喜, 노함怒, 근심優, 생각思, 슬픔悲, 놀람驚, 공포恐 등이 갑작스럽게 생기거나 몸이 이를 극복하지 못할 때에 생깁니다. 주로 가까운 사람을 잃는다거나 갑자기 화를 내고 난 후 생기는 증상입니다. 기천의 경우 호흡곤란은 있어도 가래 끓는 소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신경이 예민한 부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이런 기천의 증상이 찾아왔을 때 가장 좋은 치료는 약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기를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써도 안 될 때에는 향부자, 소엽, 감초 등으로 구성된 정기천향탕正氣天香湯이나 가미사칠탕加味四七湯을 체질에 따라 처방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정기천향탕은 부인의 모든 기질氣疾이나 기통氣痛을 다스리는 데, 특히 심흉心胸으로 상충上衝하고 복중결괴腹中結塊, 구갈口渴하는 데에 사용되며, 또는 월경불순통, 현훈眩暈(현기증眩氣症), 구토하면서 한열寒熱(오한惡寒과 발열發熱)이 왕래하는 병증에 사용됩니다. 특히 소음인의 가슴앓이 발작이나 위경련에 효과가 큽니다. 가미사칠탕은 담과 기혈氣血이 한곳에 몰려서 흩어지지 않는 현상이 되어 목구멍 사이를 막아서 뱉으려 해도 나오지 않고 삼키려 해도 내려가지 않는, 이른바 매핵기梅核氣, 즉 목안이 조금 부으며 침을 뱉기도 어렵고 삼키기도 어려운 목구멍의 병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좋습니다.
정씨는 51세의 여자로 상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맞벌이 주부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10년쯤은 더 늙어버린 것 같다고 하소연했습니다, “4년 전쯤이었어요. 겨울에 전철을 타려고 발을 디디는데 무릎이 뜨끔하더라구요. 그러더니 감각이 없어지면서 엉치부터 다리까지 팍팍하고 아픈 거예요. 그때부터 건망증도 심해진 것 같고, 저녁이면 몸이 너무 아파서 손가락 하나 까닥 못해요. 일을 조금만 해도 금방 몸살이 나고, 작년부터는 귀에서 소리까지 나요.” 이 환자는 목이 짧고, 어깨가 넓으며, 얼굴은 둥글고 넓적했습니다. 그리고 잠시도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일복을 타고났기 때문에 몸이 빨리 탈날 수밖에 없습니다. 조성태는 맥이 위에 떨어졌는데, 맥으로 보아 늘 피곤을 느끼고 관절 마디마디가 좋지 않으며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맑지 않은 체질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여자가 말했습니다. “두통이 여간 심한 게 아니에요.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사나흘을 꼼짝없이 앓아눕죠.” 열이 훅 났다 식었다 하고 식은땀이 흐른다고 했습니다. “입이 마르다 뿐입니까? 화가 났을 때에는 입이 마르다 못해 말문이 막혀서 물을 떠다 놓고 마시면서 얘길 하는 거요. 숨도 콱콱 막힐 때가 있고, 놀라기는 어찌 그리 잘 놀라는지 문 닫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요.” 조성태는 인삼양영탕人蔘養營湯을 처방했습니다.
인삼양영탕은 장기간의 과로 및 영양결핍 등으로 심신이 피로하고 쇠약하여 기혈氣血이 부족하고 여위며, 기단氣短(체질이 옹골차지 못하여 기력이 약함) 및 권태감을 느끼며 식욕이 감퇴하고 오한과 신열身熱이 왕래하면서 자한自汗(병적으로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림)하는 증세에 사용됩니다.
금체 형의 사람을 갑류甲類라고도 하는데, 거북이 같은 형이란 뜻입니다. 목이 짧고 어깨가 넓은 편입니다. 얼굴은 둥글고 넓적하게 생겼습니다. 피부는 전체적으로 흰 편입니다.
금체 형의 사람은 영감과 예감이 뛰어나서 상상력도 풍부합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맨이란 말을 자주 듣습니다.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도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게 우울해지는 성격이라서 가끔씩 혼자 있기를 원하고 울기도 잘 합니다.
금체 형의 사람은 폐금肺金이라 하여 폐와 관련된 호흡기 계통에 병에 잘 걸립니다. 감기가 들어도 기침을 유난히 많이 하며, 약간만 심해져도 천식으로 진전됩니다. 폐는 피부를 주관하므로 피부병이 잘 생기는데, 한번 피부병이 생기면 쉽게 낫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어깨가 아플 때도 종종 있습니다. 성격상 우울해지기 쉬우므로 신경성 질환에도 쉽게 노출됩니다.
금체 형의 사람은 평소에 도라지를 많이 먹으면 폐기를 고르게 해주므로 좋습니다. 특히 폐에 열이 있어 숨이 몹시 찰 때에 도라지를 가루 내어 먹거나 달여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오미자를 차나 알약으로 만들어 수시로 먹어도 좋습니다. 귤껍질을 가루 내어 먹거나 달여 먹으면 폐기를 잘 돌게 해줍니다. 호두, 복숭아, 우유, 기장쌀, 살구씨도 폐에 좋은 식품입니다. 살구씨는 죽을 쑤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기장쌀은 동부 아시아 및 그보다 약간 중앙아시아에 가까운 지역까지 포함한 대륙성 기후의 온대지역에서 유목민에 의하여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대 이집트에 기장이 존재했다는 확증이 있으며, 한국에서도 기장은 고대부터의 작물로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 후의 저작으로 중국 최고最古의 지리서地理書 <산해경山海經>에 “부여지국扶餘之國에 열성列姓이 서식黍食”이란 말이 있습니다. 기장쌀은 수확량이 적고 주식으로 이용하기도 부적합하여 재배가 많지 않습니다. 기장에는 메기장과 찰기장이 있는데 주로 농가의 별식을 만드는 데 이용되고, 기름지지 못하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견디며 조보다 성숙이 빠른 이점이 있어 산간지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열매는 익으면 떨어지기 쉽고 도정하면 조와 비슷하나 조보다는 굵습니다. 밥이나 떡을 만들고 사료로도 사용됩니다. 주산지는 경상북도이며 강원도와 각 지방의 산간지에서 재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