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처에 귀의하기, 육바라밀六波羅蜜

● ● 안식처에 귀의하기
우리는 살면서 불교에서 팔풍八風이라 일컫는 것에 의해 휘둘린다. 팔풍이란 이익과 손해, 명예와 불명예, 칭찬과 비난, 괴로움과 기쁨의 바람이다. 물론 손해, 불명예, 비난, 괴로움은 고통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바람 역시 집착하면 고통이 된다. 팔풍의 가르침은 이런 것이 예상 가능하고 자연스러우며 모든 사람에게 해당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평화를 찾으려면 팔풍에 날리지 말고 팔풍을 날려 보내야 한다.
불교에서는 팔풍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삼보三寶, 즉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에 귀의한다. 다시 말하면 이해와 사랑을 보여주는 붓다, 붓다의 가르침, 그리고 그 가르침을 수행하는 공동체에 귀의한다. 우리도 삼보에 귀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믿음에 귀의해도 좋다. 우리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하느님 또는 예수님, 신성한 빛 또는 그 어떤 것이라도 우리를 안심시켜주는 안식처에 귀의하라. 불안하면 마음챙김이 어렵기 때문이다.
● ● 육바라밀六波羅蜜
붓다는 육바라밀Six Pāramitās 또는 육도六度를 일상생활에서의 유용한 지침으로 제시했다. 육바라밀에는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가 있다. 이 훌륭한 가르침을 일상에서 지침으로 삼아라.
보시바라밀Dāna Pāramitā
보시는 산스크리트어로는 다나Dāna로 ‘관대함’을 의미한다. 관대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분리되어 있다는 감각, 즉 우주의 다른 부분과 차단되어 고립되고 소외된 존재라는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이기적으로 살아가면 분리되어 있다는 망상이 더욱 커진다. 이기심을 기반으로 한 모든 행동은 세계가 공격과 적의, 소외로 가득 차 있다는 확신만 깊어지게 한다.
우리는 날마다 관대함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꼭 특별한 선물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소도 하나의 관대한 행동이다. 어떤 사람이 화가 나서 좋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참아주는 것이 관대한 행동이다. 비록 뒷줄에 서게 되더라도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가도록 양보하는 일이 관대한 행동이다. 보시를 행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관대함은 강력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방에게 관대하면 오히려 상대방보다 우리가 더 큰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지계바라밀Shīla Pāramitā
지계는 산스크리트어로는 실라Shīla로 계율을 의미한다. 불교의 전통 기본 계율은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 불망어不妄語, 불음주不飮酒이다. 이런 계율은 단지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이라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통찰하여 정할 수 있는 수행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전통 계율을 따르고 안 따르고를 떠나서 우리의 삶과 상황에 어울리는 우리의 계율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챙겨 살아가기 위한 계율은 서두를 필요가 없이 느긋해야 하며 해야 할 일이 무엇이든 망설임 없이 받아들이고 하고 있는 모든 일을 깊이 알아차리며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 호흡을 의식하며 자애로움을 알아차리고 자주 멈춰 호흡을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계율은 우리의 지혜가 너무 얕거나 일관성이 없을 때 우리를 지켜주는 보호장치다. 계율은 벼랑 끝에서 수많은 어려움의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우리를 지켜준다.
인욕바라밀Kshanti Pāramitā
인욕은 산스크리트어로 크샨티Kshanti라고 하며 ‘포괄’로 번역할 수 있다. 우리의 의식은 이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저것은 도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으로 언제나 모래에 선을 긋고 있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들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 바깥에 있는 존재로 취급하는데 종교나 정치적 이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정신 상태까지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근심이나 슬픔이 생길 때 마음을 챙겨 그것을 감싸 안기보다는 억누르려고 한다. 인욕은 연민과 이해의 선 밖에 그 무엇도 내버려두려고 하지 않는다.
정진바라밀Vīrya Pāramitā
정진은 산스크리트어로 비르야Vīrya이며 ‘근면’, ‘에너지’, ‘인내심’을 의미한다. 우리 의식을 자애롭게 살펴서 긍정적인 씨앗을 격려하고 불건전한 정신 상태를 조장하는 독소를 피함으로써 정진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근면은 어떤 일을 강요하거나 폭력적으로 하기보다는 부드럽고 꾸준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선정바라밀Dhyāna Pāramitā
선정은 산스크리트어로는 디야나Dhyāna이며 ‘정신 수양’이나 ‘명상’을 의미한다. 매일 시간을 할애하여 명상을 하면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도 마음을 챙길 수 있는 바탕을 만들 수 있다.
지혜바라밀Prajñā Pāramitā
지혜는 산스크리트어로 프라즈냐Prajñā이며 팔풍에 휘둘리지 않고, 생각과 감정이 파괴적인 언행에 이르지 않으며, 슬기롭고 비반응적인 방식으로 일상에 대응함을 의미한다. 지혜는 특히 무상과 무아의 지혜를 가리키며, 체험하는 모든 것을 이런 중대한 통찰에 비추어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을 덧없는 꿈이나 망령처럼 보아라. 무상과 무아에 비추어 본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진리에 가까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