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지와 사랑)

관련성을 유지하라
철학 논술에 포함된 모든 문장은 주어진 주제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주제와 무관한 구절을 삭제하라. 아무리 정확하고 예리하고 멋진 구절도 주제와 무관하면 삭제하는 편이 좋다. 예를 들면, “데이비드 흄은 1711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라는 문장으로 흄의 인과론theory of causation에 관한 논술을 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인과율을 출생연도나 출생지와 연결해 주장을 펼치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문장은 부적절한 선택이다. 주제와 무관한 정보를 나열하지 마라. 논술의 첫 번째 단락에서 엉뚱한 정보를 나열한 뒤 두 번째 단락에서 비로소 주제를 언급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특정 철학자를 설명한 책이나 백과사전에는 그 철학자의 일대기가 요약되어 있다. 사실 과제물용 에세이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눈독을 들일 법한 자료들이다. 하지만 대다수 논술 과제의 취지는, 특정 철학자의 삶과 업적을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것이다. 주제와 무관한 정보를 논술에 포함시키면 답의 효과가 희석되고 만다. 아무리 흥미로운 사실을 나열해도 그것이 주제와 무관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활력이 넘치는 글쓰기는 간결하다. 그림에 쓸데없는 선이 없어야 하고 기계에 불필요한 부품이 없어야 하듯 문장에도 쓸모없는 단어가 없어야 하고, 단락에 불필요한 문장이 없어야 한다. 이것은 모든 문장을 짧게 줄이고, 모든 세부적 표현을 피하고, 모든 주제를 개략적으로만 다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단어가 살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윌리엄 스트렁크 주니어와 E. B. 화이트,
『스타일의 원리』
논술의 도입부에서 핵심용어의 사전적 정의를 늘어놓지 마라. 예를 들면,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는 ‘회의론’을 ~로 정의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논술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일반사전에는 철학용어의 정의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 오히려 철학적 용법과 일반적인 용법의 차이 때문에 오해를 유발하거나 요점에서 벗어날 때가 많다. 논술을 시작하면서 사전적 정의를 늘어놓는 것은 안일한 접근법이다. 굳이 필요하다면 철학용어의 정의는 한 권 이상의 철학사전을 참고하는 편이 낫다.
✖✖✖ 불필요한 표현
‘~라는 사실’ 같은 표현은 흔히 ‘~때문에’나 ‘~에도 불구하고’ 같은 표현이나 그 밖의 간략한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로크가 신생아의 의식은 백지상태 같다고 믿었다는 사실이 그의 모든 사상에 영향을 미쳤다”와 같은 문장은 “신생아의 의식이 백지상태 같다는 로크의 믿음은 그의 모든 사상에 영향을 미쳤다”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