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신체적 차이
옛말에 “남자 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보다 부인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 어렵고, 부인 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보다 어린이 하나의 병을 치료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는 어린이의 경우 구체적인 증상을 정확하게 물어서 알아내기 어렵고 맥을 진찰하기 어려워서 치료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의 병을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는 남자들에 비해 자기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자는 형상을 살피는, 즉 관형찰색觀形察色을 위주로 진단할 수 있지만, 여자는 반드시 맥을 짚어보아야 정확한 병증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생긴 대로 병이 온다>의 저자 조성태는 맥을 살펴보면 병의 원인과 진행 상황뿐 아니라 환자의 성격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는 한약이든 양약이든 어떤 종류의 약을 복용하든 양쪽 손의 맥이 똑같이 나온다고 합니다. 병이 났다는 것은 맥이 불규칙하고 일정하지 않음을 말하는데, 약을 복용하면 불규칙한 맥을 눌러주어 양쪽 맥이 똑같아진다고 합니다.
조성태는 불임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여성의 기본형에서 벗어난 것으로 훤칠한 키에 골격이 굵고 어깨가 넓어서 남자처럼 생겼거나, 피부에 윤기가 없고 거칠며 색이 좋지 않다든가, 손발이 차고 배에 살이 많이 쪘다든가 하는 등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여성다운 모습은 몸에 비해 머리가 작으며, 얼굴 중에서 특히 눈과 입이 예쁘게 생기고 뼈는 가늘면서 살이 통통합니다. 그 중에서 가슴과 엉덩이가 잘 발달되고 상체보다 하체가 풍만한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여성다운 모습은 서양 의학적 관점에서 말하면 여성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이스트로겐o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같은 여성 호르몬이 충분해야만 여성의 고유 기능인 월경, 임신, 출산 등이 순조로워집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황체형성호르몬(LH)에 의해 조절되는 프로게스테론의 주된 역할은 에스트로겐과 함께 생식주기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황체형성호르몬에 의해 여포에서 배란이 끝나 황체가 형성되면 여기서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됩니다. 프로게스테론이 자궁벽에 작용하면 두께가 두꺼워져서 수정이 되었을 경우 수정란이 착상되기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은 에스트로겐을 억제하여 생식주기가 다시 처음 단계로 돌아가도록 합니다. 만일 임신이 되면 황체가 계속 존재하여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함으로써 임신이 계속 유지되며, 이후 황체가 없어져도 태반이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합니다. 그 밖에도 가슴 쪽의 세포에서는 젖이 나오는 데 관여합니다. 여성 호르몬이 충분하지 못하면 불임의 문제가 발생하는 건 당연합니다.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신체적 차이는 남녀가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내적 특성에서 비롯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며, 남자는 천기天氣가 성하고 여자는 지기地氣가 성하며 ...”라고 적혀 있습니다. 천기天氣는 사람을 바로 세워주고 지켜주는 성질이 있으며, 지기地氣는 채워주고 길러주고 살찌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천기를 지닌 남자는 하늘과 좀 더 가까우므로 하체보다는 상체가 더 발달하게 되고, 여자는 지기를 지니고 있으므로 땅과 가까운 하체가 더 발달하게 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성향이 강한 남자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려는 여자에 비해 당연히 키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동양인의 생각입니다.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에 남자는 크고 여자는 작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키가 큰 여자는 지기에 비해 천기가 성한 것이므로 남자와 같이 기를 소모하는 사회활동에는 적합하지만, 여자로서의 역할에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즉 여자가 키가 크면 생리불순이나 불임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임신을 하고 출산하는 데 우여곡절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자들은 집안일에 취미가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와 반대로 키가 작은 남자들 가운데는 여성스러운 기질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키가 작은 사람은 지기가 성하여 성생활을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