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지와 사랑)

주장을 전개하라
논술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장을 전개하는 것이다. 다른 주제와 마찬가지로 철학에서도 논술의 핵심은 결론을 향해 주장을 전개하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자신의 기존 신념을 모두 의심하는가?”라는 질문을 직접 받았다면, 결론에 직접적인 답변을 포함시켜야 하고 질문에 담긴 핵심어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좋다. 앞의 질문을 예로 들면, “스스로 표명했던 의도와 달리, 데카르트는 자신의 기존 신념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라거나 “데카르트는 자신의 기존 신념을 모두 의심한다”와 같은 문장이 들어가야 훌륭한 논술의 결론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이 결론을 뒷받침하는 논증과 예증을 포함시켜야 하며, 대안적 해석은 배제해야 한다.
“데카르트의 선제적 회의론pre-emptive scepticism을 비판적으로 논술하라”와 같은 자유해답식 질문의 경우에도 모든 답안에 결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때도 질문의 핵심어를 골라 결론에 포함시켜야 한다. 핵심어를 반복하면 주어진 문제에 확실히 답변한다는 뚜렷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주장을 전개하는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분량의 요약이 필요하다. 데카르트의 선제회의론을 상술하지 않은 채 그것의 성패 여부에 관한 질문에 답할 수는 없는 법이다. 따라서 일단 ‘선제pre-emptive’라는 표현의 의미를 요약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데카르트 자신은 회의론자가 아니었지만 몇 가지 신념이 매우 강력한 형태의 회의론에도 영향을 받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 회의론적 논증을 구사했다는 식의 설명도 포함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철학 논술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즉 논술 작성자는 어떤 견해에 대한 찬성론이나 반대론을 펼쳐야 한다. 이것은 가능한 견해를 모두 나열하고 그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주문하는 중립적인 과정이 아니다. 작성자는 다양한 주장을 비판적으로 다룸으로써 결론을 차근차근 정립해야 한다. 예를 들면, “『명상록』 제1판에서 데카르트는 자신의 기존 신념을 모두 의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때는 우선 질문의 초점인 『명상록』 제1판의 주장에 국한한 채 데카르트가 자신의 기존 신념을 의심하는 과정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데카르트가 자신의 기존 신념을 모두 의심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신념을 의심하지 않았는지 밝혀야만 한다. 이때는 교과서에서 관련 내용을 인용하거나 독창적인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데카르트의 신념에 관해 논의한 뒤 원래의 질문에 담긴 단어에 유의하며 전체적인 결론을 내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