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지와 사랑의 신간 <법왕 달라이 라마> 중에서

실험실의 스님: 뇌과학 연구실
불교는 2500년 동안 마음을 탐구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많은 수
행자들이 파괴적인 감정으로 치닫는 우리의 성향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소위 ‘실험’이라는 걸 해왔습니다. 저는 티베트의 영적 수행이 종교 수행과 별개로 일반인들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티베트의 원로 수행자들을 실험하도록 권했습니다. 이 실험의 목적은 마음과 양심, 감정의 세계를 더욱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뇌과학 연구실
이런 이유로 저는 위스콘신 대학 리처드 데이비슨 박사의 뇌과학 연구소를 방문했습니다. 데이비슨 박사는 명상하는 동안 뇌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 장비를 이용해 연민이나 마음의 평정, 의식을 향상시키는 불교 수행의 효과를 연구했습니다. 수백 년 동안 불자들은 이러한 수행법으로 침착함과 행복, 사랑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파괴적인 감정을 점점 줄일 수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수행을 통한 평화
데이비슨 박사에 따르면 현재 과학계에서는 이러한 믿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데이비슨 박사는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공포와 분노를 자극하는 뇌의 한 부분을 진정시키는 신경회로를 강화합니다. 그 결과 뇌의 사나운 충동과 우리의 행동 사이에서 일종의 완충장치가 가능하다는 가정이 성립됩니다. 실험을 통해 일부 수행자가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도 내적 평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폴 에크만 박사가 제게 말하기를 신경을 심하게 거스르는 소리(총성같이 커다란 소리)에도 자신이 실험한 불교 승려가 놀라지 않았다고 합니다. 에크만 박사는 그렇게 불안한 상황 속에서 그토록 침착한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명상을 통한 내적 평화
저는 제 삶에서 이러한 방식들을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쁜 소식, 특히 우리 티베트 동포들로부터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자연스럽게 슬픔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 명상의 방식을 적용하면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명상을 하면 최악의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야말로 마음을 망가뜨리고 가슴을 쓰라리게 만드는 어쩌지 못할 분노의 감정이 덜 일어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고통의 대부분이 외적 원인 때문이 아닌 불안한 감정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내적 사건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에 대한 해결책은 그러한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뇌파 측정기
데이비슨 박사는 뇌파 측정기를 이용해 인도에 있는 우리 수도원 수도원장의 뇌파를 측정했습니다. 데이비슨 박사에 따르면 그 수도원장의 뇌파가 그의 실험실에서 측정한 뇌 가운데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한 뇌 중추의 활동이 가장 왕성했다고 합니다. 물론 명상 수행은 몇 개월씩 명상 안거 기간을 보내는 승려들만을 위한 건 아닙니다. 데이비슨 박사는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알려주었습니다. 불교도가 아닌 이 사람들은 각성의 상태, 즉 마음을 챙기는 방법을 배웠는데, 이 상태에서는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마치 흘러가는 강물을 보듯 생각이나 느낌이 오고 갑니다.
명상의 효과
실험이 시작되고 8주 후 데이비슨 박사는 이 사람들의 뇌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부위가 점점 활성화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암시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오늘날의 세상에는 어떠한 공격이나 도전을 받더라도 안정감을 확보하고 ‘적’과 대화할 수 있는 시민과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명상은 유용할 뿐만 아니라 돈이 들지 않습니다. 약이나 주사가 필요 없습니다. 불교도가 되거나 특정한 신앙을 가져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평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최대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