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감응陰陽感應은 기氣의 감응이다

 

 

 

기氣는 중국의 철학 용어로 모든 존재 현상은 기의 취산聚散, 즉 기가 모이고 흩어지는 데 따라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이므로 생명 및 생명의 근원입니다. 원래는 호흡을 하는 숨息, 공기가 움직이는 바람風을 뜻하는 가벼운 의미에서 시작했으나 도가道家의 노자老子와 장자莊子가 우주의 생성변화를 기의 현상이라고 한 데서부터 여러 가지 어려운 뜻을 지닌 철학용어가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사고의 진전이 기독교와 매우 닮았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바람과 호흡은 신의 기운으로 가벼운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성령이라는 어려운 뜻을 지닌 신학용어가 되었습니다. 고대인이 바람을 예사로운 자연의 현상으로 보지 않고 생명 및 생명의 근원이 되는 호흡으로 해석함으로써 육신은 먼지로 흩어져도 생명의 근원은 영생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한대漢代에는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기의 이론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자연의 운행, 천문지리, 그리고 양생의학 및 길흉화복과 관련되는 일상생활에까지 기를 적용하여 모든 것을 설명했고, 송대宋代에 와서는 유가儒家에서 이理(다스릴 이)의 존재를 생각하게 됨으로써 이와 대치되는 개념으로 기를 다루었습니다. 모든 존재의 원인 혹은 이치로서 형이상形而上의 보편자를 이理라 했으며, 기氣는 형이하形而下의 구체적인 개체의 존재현상으로 생각하여 이기理氣 철학의 중요개념으로 다루었습니다. 송대의 이기론은 관념적 존재인 본체本體의 이理와 유물적 존재인 현상現像의 기氣에 의하여 세계를 풀이하려고 한 것으로 북송北宋 중기의 유학자 정호程顥(1032~85)는 이즉기理卽氣를 설했으나, 정이程頤(1033~1107)에 이르러서는 이기理氣 이원론적二元論的으로 되어 주자朱子에게 큰 영향을 끼쳐 송나라 새 유학의 기초가 되었고, 정주학程朱學의 중핵을 이루었습니다.

정호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질서지우는 우주의 근본원리를 이理라 부르고, 사람은 모름지기 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순응하여야 한다는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 성즉이설性則理說을 주창했습니다. 형 정호와 함께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고 우주생성 원리와 인간의 도덕원리는 같다고 주장한 주돈이周敦頤(1017~73)에게 배웠고, 형과 아울러 이정자二程子라 불리며 정주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정이는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의 철학을 수립하여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정이의 사상은 “지미至微(隱)한 것은 이理(本體)요 지저至著(顯)한 것은 상象(氣·用)이라 하여 일단 양자를 구별하고, 체體와 용用은 근원이 같으며 현顯과 미微에 사이가 없다”고 상관관계를 설명한 점에 특색이 있습니다. 그의 철학은 주자에게 계승되어,『태극도설太極圖說』과『태극도설해太極圖說解』에 나타나 있습니다.

음양감응陰陽感應은 천지의 감응, 남녀의 감응으로부터 형성되어 생명의 기원이 되었는데, 음양감응이란 곧 기氣의 감응이란 뜻입니다. 무속신앙의 우주관에 따르면 만물萬物의 생성生成하는 원기元氣인 정기精氣가 우주 도처에 있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이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 및 꿈에 대한 깊은 사색에서 도출된 생각입니다. 인간의 내적 체험이 밖으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는 은殷나라에서 사용한 거북껍질과 짐승 뼈에 새겨진 문자라는 뜻의 구갑수골문자龜甲獸骨文字(약칭하여 갑골문甲骨文, 은허문자, 은허복사라 부르기도 함)에서부터 나타났는데, 원래는 운기雲氣, 수증기, 연기, 바람과 같은 기체 상태의 존재물을 가리켰습니다. 1899년에 발견된 갑골문은 은나라(혹은 상나라)의 복점용卜占用 구갑龜甲이나 짐승 뼈에 새겨진 문자로, 계문契文 혹은 복사卜辭라고도 합니다. 갑골문 중에는 운雲, 풍風 등도 기록되어 있는데, 무당이 무술의식을 통해 바람을 부르거나, 멎게 하거나 비를 내리게 하거나, 그치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바람에 영靈이 있다면 기氣에도 영이 있습니다.

『장자莊子』「제물론齊物論」에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무릇 대지가 기를 내뿜음에 이를 일러 바람이라 한다. 이것은 일어나지 않다가도 일단 일어나면 모든 구멍이 다 성난 듯이 울부짖는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 태사太史인 좌구명左丘明이 공자孔子의『춘추春秋』를 풀이한 책으로 알려진『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소공원년昭公元年」에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天有六氣 ... 六氣曰陰陽風雨晦明하늘에 육기가 있으니 ... 육기는 음양풍우회명이다.

 

천지간天地間의 여섯 가지 기운氣運을 음陰·양陽·풍風·우雨·회晦·명明이라 하며, 이것들이 조화되지 않으면 홍수와 가뭄이 있어 오곡이 여물지 못하며 재해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기氣는 질 좋은 곡식을 가리키지만, 의미를 넓히면 사물의 정화 즉, 정기精氣를 가리킵니다. 춘추시대의 제齊나라 재상宰相 관중이 부민, 치국, 경신, 포교를 서술하고 패도정치를 역설한『관자管子』「내업內業」에는 “정은 기의 정미로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기氣자는 동사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후한대에 허신許愼이 편찬한 자전字典『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기는 손님에게 대접하는 꼴과 쌀이다. 미米를 따르고 발음은 기다.

 

이것이 기의 본래 글자이며 곡물을 증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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