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도서출판 지와 사랑)

 

 

 

 

유학의 종교성에 대한 논의

 

중국 고대인에게는 독립된 하느님의 개념이 있었지만 후대 유학자들은 이를 부정했다. 그들은 줄곧 천인합일의 종합적 사유방식을 제창함으로써 하늘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었다. 그래서 유학에는 신의 개념이 없고 종교를 형성할 수 없었다. 중국 역사서 24사二十四史(중국 역대 왕조의 정사로 인정되는 24종류의 사서. 『신원사新元史』와 『청사고清史稿』를 더하여 ‘25사’나 ‘26사’로 나타내기도 한다)에는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옛날과 현재의 변화를 밝히는 것을 임무로 삼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적혀 있다. 이 정도로 천인합일은 중국에서 일관되게 관철된 사상이다. 그래서 중국에는 자체의 종교사가 없다. 유학의 종교성은 하늘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의 내적 자아와 외적 육체의 관계를 어떻게 잘 처리하는가를 골자로 하는 도덕에서 드러난다.
유학이 종교인가 하는 문제는 20세기 학술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논쟁들 가운데 하나로 지금까지도 학자들이 일치된 합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잡지 『문사철文史哲』은 1998년에 학자들 장다이네(장대련張岱年), 지셴린, 차이상쓰(채상사蔡尙思), 장리원(장립문張立文), 리선(이신李申), 궈지융(곽제융郭齊勇) 여섯 명을 초청하여 담론의 장을 마련하였다. 그들은 각자의 견해를 발표했지만 의견 차가 너무 컸다. 유학을 종교로 인정한 학자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 학자도 있었다. 유학은 종교이면서 종교가 아니라고 말한 학자도 있었다. 차이상쓰는 유학은 종교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훗날 2001년 7월 28일 『문회보文滙報』에 「유학은 종교」라는 소논문을 발표하여 과거 자신의 견해를 수정했다. 그는 중국에만 있는 공자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예교禮敎이며 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늘에 대한 공경, 임금에 대한 충성, 부모에 대한 효도라고 했다. 그래서 공자의 사상이 종교가 아니라고 한 과거 자신의 말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최근 몇몇 학자들이 유학의 종교화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이는 유학을 시장경제 체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종교로 전환해 시장경제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가치관으로 삼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 마르크스와 베버가 개신교가 자본주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제기한 것처럼 말이다. 이들의 노력이 현실화 될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이다.
몇 년 전, 대만의 학자 황쥔지에(황준걸黃俊杰)는 『유학의 종교성 함의탐구』라는 책을 출판했다. 기본 관점은 유학이 서양의 종교와는 다른 짙은 종교성과 종교적 감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학이 종교인가 하는 문제는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릴 문제가 아니라 먼저 종교의 개념을 따진 뒤에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도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이 문제의 본질은 인간이라는 주체 외에 독립된 하느님이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다. 유학의 종교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지고지상한 신을 부정하기 때문에 신학적 의미로 볼 때 유학은 종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학을 종교로 인정하는 사람들은 도덕에서 출발하여 이론을 세운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예교론자이다. 지금부터 유학의 종교성을 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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