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신문>과 독립관 그리고 안창호의 궐기

 

 

 

1896년 1월 귀국 직후 갑오개혁에 의해 입법기관으로 설치된 중추원中樞院 고문에 임명된 서재필은 국민계몽에 관심을 갖고 이상재, 이승만 등 동지들을 규합하여 독립협회를 조직하고, 정부에 건의하여 보조금을 받고 개화파 인사들의 후원 아래, 1896년 4월 7일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대중신문인 <독립신문獨立新聞>을 창간했습니다. <독립신문>은 가로 22㎝, 세로 33㎝의 평판 중형의 크기로 4면 발행되었는데, 1면과 2면은 논설, 관보, 잡보, 외국통신, 3면은 광고를 순 한글로 실었고, 4면은 영문으로 논설을 비롯한 국내 정치활동을 소개했습니다. 독립신문의 논설이나 각종 기사를 서재필이 직접 썼습니다. 서재필은 태종太宗 7년, 즉 1407년 현재에 서대문 밖 북서쪽에 영은문迎恩門과 함께 세워 명明나라와 청淸나라에 사신使臣을 맞이하던 사대事大의 유물인 모화관慕華館을 독립관이라 개칭하여, “거기서 조선에서는 최초인 연설회를 연속 개최하여 세계의 대세와 정치를 잘하고 못하는 것과 국가의 나아갈 길을 논하고, 일변으로 서재필 자신이 광무제光武帝와 당시의 코 높은 관리들을 계몽하고 힐책하여 나라의 운명이 알을 포개어 놓은 것처럼 위태함을 경고하였다. 독립협회는 세를 확대하여 만민공동회가 되었다”고 이광수는 적었습니다.

안창호는 열아홉 살 때인 1897년에 서재필, 이승만, 유길준, 윤치호 등이 결성한 독립협회獨立協會에 가입했으며, 이승만, 양기탁, 윤치호, 이상재, 이동녕 등과 함께 만민공동회萬民共同會에 가입하여 민중계몽에 앞장서는 한편 필대은과 함께 만민공동회의 관서關西 지부를 발기하고 21세의 약관으로 평양 쾌재정快哉亭에서의 연설을 필두로 도덕과 지식 애국심을 기초로 한 실력배양론을 주창함으로써 근대화에 대한 열풍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광수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이때에 총각 안창호는 동지 필대은 등과 함께 평양에서 궐기하여 쾌재정에 만민공동회 발기회를 열고 그 자리에서 감사 조민희趙民熙를 앞에 놓고 수백 명 집회 중에 일대 연설을 하여 조민희로 하여금 감탄을 금하지 못하게 하고 안창호의 명성이 관서 일대에 진동케 되었던 것이다.

 

훗날 종교가이며 교육자로서 민족의 지도자가 된 이승훈李昇薰(1864~1930)은 이 연설에 감명을 받고 독립운동의 의지를 굳혔다고 술회할 정도였습니다. 이승훈은 오산학교를 설립하고 교장으로 재직했으며,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기독교대표로 참여했고, 동아일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분입니다. 안창호가 연설에서 주장한 것은 힘이 독립의 기초라면서 도덕 있는 국민이 되고 지식 있는 국민이 되고 단합하는 국민이 되어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남에게 멸시를 안 받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안창호는 이씨 부인과 약혼 중에 있었습니다. 1896년 구세학당 보통부를 졸업하고 보통부의 조교로 취직하던 그해 고향에 잠깐 들렀을 때 할아버지 안태열이 전주이씨 이석관李錫寶의 장녀로 당시 열세 살의 이혜련李惠練과 성혼시켰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인 약혼이 되었음을 알고 할아버지에게 파혼을 주장했으나 관철되지 않자 파혼하지 못하고 그는 다시 서울로 되돌아와야 했습니다. 안창호는 결혼은 공부하고 돌아온 뒤에 할 터이니 그때를 기다리든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데로 출가시키라고 이씨 집에 선언하고 자신은 10년 이내에는 돌아올 기약이 없음을 밝힌 뒤 서울로 왔습니다. 이광수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시국을 관망하면서 배제의 모체인 정동 미국 선교사의 사숙에서 얼마 동안 공부하다가, 만민공동회가 구세력의 사주使嗾를 받은 보부상파褓負商派의 습격을 받고 정부의 큰 탄압을 받아서 부서지고, 서재필은 미국으로 물러가고, 윤치호는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이승만은 감옥에 갇히게 된 이듬해인 기해년, 22세 때에 인천서 미국선을 편승하고 미주로 향하였으니, 이때에 이씨 부인은 죽을 데를 가더라도 같이 간다 하여 편발編髮로 도산을 따라와서 바로 배 타기 직전 인천에서 초례醮禮(혼인을 지내는 예식)를 치르고 남편 도산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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