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도서출판 지와 사랑)

 

 

 

 

유교의 성인과 기독교의 하느님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학술계에서는 하늘과 하느님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한 논문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면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관점이 많이 제기되었다. 수저우 대학 교수 저우커전(주하진周可眞)은 저서 『유교의 ‘하늘’과 기독교의 ‘하느님’』에서 양자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전면적으로 분석했다. 하느님은 세상을 초월하여 세상 밖에 존재하는 존재자이고, 하늘은 세상 속에 존재하면서 우주를 주재한다. 하느님은 유일한 참된 신이고, 하늘은 많은 신들의 주主이다. 하느님은 인류의 창조자이고, 하늘은 인류의 조상이다. 크리스천에게 실재하는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이고, 유교에서 실재하는 하늘은 성인이다.
저우커전은 기독교에서의 하느님은 세상과 분리된, 세상을 초월하여 세상 밖에 존재하는 존재자이며, 철학적으로 말하면 세상의 비존재자라고 말했다. 크리스천은 하늘의 뜻을 결정하고 모든 것을 총괄하며, 보편적인 존재자인 하느님에게 의지하고 귀의한다. 그래서 자신도 세상을 초월한 사람, 세상 밖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유교에서의 하늘은 세상 속에 있는 객관적인 존재다. 공자와 맹자는 하늘이 창천으로서 만물의 성장과 사계절의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동중서는 하늘을 창천 외에 춘하추동의 사시, 낮과 밤의 주야, 화·수·목·금·토 다섯 가지 물질의 오행과 산천 등을 포함한 자연으로 보았다. 동중서의 하늘은 그야말로 자연계 전체를 가리킨다. 그러나 하늘이 땅의 대칭 개념으로 사용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때도 창천을 가리킨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하늘의 범위인지에 대해서는 불명확하지만 하늘의 근본 의미는 공자와 맹자가 말한 하늘과 상당히 일치한다.
훗날 유교가 믿었던 하늘 역시 자연 하늘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소박한 유물론자로 분류되는 사람과 유심론자로 분류되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주희는 “푸르디푸른 것을 하늘이라 한다”, “천지가 처음 생겼을 때는 단지 음양의 기운뿐이었다. 이 기운이 운행하여…… 맑은 기운이 하늘이 되고, 해와 달이 되며, 항성과 행성이 되고”, “하늘은 기운으로서 땅의 형질에 의지하고, 땅은 형질로서 하늘의 기운에 매달려 있다. 하늘은 땅을 감싸고 있기에 땅은 하늘의 외물일 뿐이다”라고 했다. 남송의 유학자 육구연도 “하늘은 높아서 해, 달, 항성, 행성이 매달려 있고 음과 양 그리고 추위와 더위가 운행하니 만물이 생성되었구나. 땅은 두터워서 화산과 악산을 싣고 있으나 무겁지 않고 강과 바다를 수용하고 있으나 하나도 새지 않으니 만물이 땅에 실려 있는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천지를 벗어난 만물이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유교는 자연 하늘을 인격화해서 천하 만물의 조상으로 삼았다. 유교의 특징 중 하나는 하늘을 의지와 도덕, 초월적인 힘을 지닌 지고지상한 우주의 주재로 삼아 숭배한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한나라와 송나라의 유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이학의 대가인 정자는 “만물은 하늘을 근본으로 삼고 사람은 조상을 근본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동지에 하늘에 제사하면서 선조를 배향하니”라고 말한 바 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하늘
숭배의 가장 뚜렷한 증거이며, 선조 제사와 함께 하늘 제사를 지내는 것은 유교가 하늘을 조상신으로 섬긴다는 가장 유력한 증거다. 자연숭배와 선조숭배를 결합한 이러한 방식은 유교가 종교로서 자연종교(원시종교)의 의식과 유사한 성격임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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