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鼻祖와 비자鼻子가 코와 관련이 있습니까?
코鼻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코빼기’ ‘코쭝배기’라 부르기도 하고, 생김새에 따라서 다양한 명칭이 있습니다. 비조鼻祖란 말이 있는데, 옛 중국인이 인간의 신체기관 중에서 제일 먼저 형성되는 것을 코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코하면 ‘사람의 시초始初’라는 뜻이 되어, 중국인은 ‘맨 처음’ 이란 생각을 떠올립니다. 중국은 처음 낳은 아들을 비자鼻子라 부릅니다. 뿐만 아니라, 옛 중국 화가들은 초상화를 그릴 때에 코부터 그렸는데, 그것이 사람의 ‘처음’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코와 관련된 말이 많은데, 으스대고 뽐낼 때에 “코가 높다” 하고, 건성으로 대답할 때에는 “코대답 한다”고 하며, 남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을 때에는 “코방귀(코똥) 뀐다”고 하고, 세상이 험악하다고 할 때에는 “눈 감으면 코 베어갈 세상”이라고 한탄하며, 심신이 피곤할 때에는 “코에서 단내가 난다”거나 “코털이 센다”고 말합니다. 옛날에 흉악범을 벌할 때에 코를 베었고, 전쟁에서 귀와 코를 자르는 일은 예사였습니다. 코의 수난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코는 숨쉬는 기능 외에도 냄새를 맡고, 비강鼻腔의 공명共鳴을 통해 발성의 보조역할을 하며, 먼지를 거르는 청소기능과 가습加濕의 작용도 하여 숨관(기도)과 허파를 보호합니다. 귓바퀴와 마찬가지로 탄성연골로 되어 있는 코에는 세로로 코청이라는 얇은 막이 있어 비강을 양쪽으로 나눕니다. 콧구멍에는 코털이 얼개를 이루고 있고, 거기에는 늘 끈끈한 점액이 흘러 호흡할 대 묻어 들어오는 먼지를 걸러줍니다. 주변 벽에도 점액이 분비되어 먼지나 세균을 잡는데 이것이 말라붙으면 코딱지가 됩니다. 코는 귓바퀴처럼 피하지방이 발달하지 못하여 열을 빨리 빼앗기기 때문에 날이 추우면 코와 귀가 동상에 가장 먼저 걸립니다.
바깥코를 지난 공기가 비강으로 들어가는데 코청을 경계로 좌우로 나뉘고 각 방의 바깥쪽 벽에 세 개의 층으로 된 선반 모양의 칸막이인 비갑개鼻甲介를 지납니다. 이곳은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숨관과 허파를 보호하는 난방기와 가습기 역할을 합니다. 말하자면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 라디에이터radiator처럼 혈관의 열을 전달하여 섭씨 31-35도의 따뜻한 공기로 데워 숨관과 허파로 보내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 수분을 뿜어내어 75-85%의 습도 높은 공기로 만들어 허파로 보냅니다. 습도조절을 위해 여기서는 하루에 1리터 이상의 수분이 공기 중으로 방출됩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가 비강의 점막에 침입하여 상처를 내면 점막에서는 바이러스와 독성을 씻어내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점액을 분비하는데, 이것이 모여 바깥코로 계속 흘러나가는 것이 감기의 한 증상인 콧물입니다. 사람들은 콧물이 흐르는 것이 불편해서 콧물을 멈추게 하는 약을 사 먹는데, 유수불부流水不腐, 즉 ‘흐르는 물은 썪지 않는다’는 말처럼 약으로 콧물의 흐름을 막으면 코 안이 썪습니다. 병균을 씻어내느라 흘리는 콧물이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의 몸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약으로 간섭하면 더 큰 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