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카의 심층적 의미

넘어져 다리가 부러졌다면 우리 모두 둑카로 생각한다. 직장에서 해고되어 돈 걱정이 많다면 우리 모두 둑카로 생각한다.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심지어 속도위반으로 딱지를 떼는 것까지도 모두 둑카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분명한 고통만이 전부는 아니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둑카는 무상을 바탕으로 한다. 이런 차원에서는 보통 긍정적으로 여겨지던 것조차 언제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둑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사랑에 빠지면 아주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관계가 변하고 결국 어떻게든 끝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이별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아름다운 사랑은 고통으로 다가온다. 멋진 새 차를 사면 기쁘겠지만, 주차장에서 누군가가 내 차에 흠집을 내놓는다면 기쁨이 슬픔으로 바뀔 것이다. 집에 데려온 귀여운 강아지가 너무 빨리 늙고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늘 돌봐주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이 아픈 데 비할 수는 없겠지만, 치료비로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나타나는 모든 것,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그 자체와는 멀리 떨어진 요인들, 즉 복잡한 인연이 가져온 결과다.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일은 매력과 심리적 준비상태 등 많은 복잡한 요인들이 적절한 때 적절한 사람에게 생기는 결과다. 새 자동차는 차를 살 수 있는 경제력과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 그리고 자동차 대리점 사람들을 포함한 많은 요인들이 빚어낸 결과다. 강아지는 우리에게 오기 전 새끼 때 돌봐준 사람을 비롯하여 부모견과 그 부모견의 조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러나 많은 외부 요인들로 생긴 건 무엇이든 그 요인이 변화하면 함께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 요인이 어느 수준까지 변화하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그 대상도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이 증오로 바뀌고, 멋진 자동차는 폐차되고, 개는 죽는다. 무상을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이다.
다른 방법도 있다. 만물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 그리고 이 사실을 지혜롭고 명확하게 인지한다면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나 사물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무상을 완전히 이해하면 병적 집착 없이 모든 것을 그냥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만 삶의 좋은 것들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다. 사실 삶의 아름다운 것들을 진정으로 즐기려면 무상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기뻐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미묘한 두려움이 살금살금 다가온다. 만물의 무상한 본질을 알지 못하고 집착하면 그 결과는 고통뿐이다. 고요한 마음으로 시작이 있는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받아들일수록 자유와 기쁨은 배가된다.
우리가 마음챙김을 수행할 때조차도 집착은 알게 모르게 생겨난다. 현재의 순간에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심호흡하고 미소를 지으며 푸른 하늘을 즐기려고 한다. 그러나 다음날 구름이 많이 끼어 실망한다. 이런 실망감은 하늘을 바라볼 때, 집착의 요소가 작용했음을 드러낸다. 단순히 마음을 챙겨 즐기려고 한 것이 아니라 맑은 하늘에 집착한 것이다. 푸른 하늘을 즐기는 데 구별이란 요소가 있었던 것이다. 즉 푸른 하늘만 원한 반면 구름 낀 하늘은 원하지 않았다. 우리가 느끼는 슬픔은 구름 낀 하늘 때문이 아니라 푸른 하늘에 대한 집착, 즉 하늘은 늘 푸르러야 한다는 관념 때문에 생겨났다.
그리고 만연하는 고통(구부득고求不得苦,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하는 고통,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라는 깊은 차원의 고통이 있다. 깨우침을 얻지 못하는 한 모든 것이 고통으로 가득하다.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런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마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우리는 다음에 무엇을 할까 미리부터 계획을 세운다. 이런 식으로 언제나 당장 행복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일어난다. 여기에 관련된 고통은 감지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마당에서 일하는 고유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그 일이 끝난 상태만을 즐거워한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조차도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곧 다음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또다시 동일한 과정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끝내야만 행복하고, 또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엇인가가 항상 끝나지 않은 상태에 있으므로 언제나 완전히 행복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