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논증에 주목하라 집중하라
또 하나 강조할 만한 철학의 특징은, 철학이 논증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논증이란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이유와 증거를 제시하며 주장을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논증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중간에 주의가 산만해져서 단 하나의 단계라도 놓치면, 전제에서 결론이 유도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철학 교수들이 논증에 착수할 때 학생들은 추론과정의 각 단계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 한다. 추론과정을 지켜보면서 필기하는 방법도 좋다.
물론 교수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거나 장황한 설명으로 일관하면 강의를 따라가기가 힘들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강의를 따라가기 힘든 것은 대체로 철학 과목의 특징과 관련해 앞서 언급한 다른 이유들 때문이다.
집중하라
당연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밤을 꼬박 새운 뒤 아침 수업에 출석해 수업 내용을 모조리 이해하겠다는 꿈은 꾸지 말기 바란다. 어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맞춰 출석해 강의를 듣고 필기를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리를 듣거나 위대한 연주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는 바이올린을 배울 수 없다. 바이올린을 배우려면 직접 연주법을 익혀야 한다. 철학 강의도 마찬가지다. 다른 철학자들의 사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학적 사고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필자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철학을 하나의 활동으로서 공부하면, 그리고 자신을 그저 강의를 통해 다량의 정보만을 흡수하는 수동적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면, 교수의 강의 내용과 활발히 상호작용하는 일정한 수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제 막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강의 내용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은 꽤 벅찬 일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활동들과 마찬가지로, 철학 강의를 듣는 것도 습관이 중요하다. 이는 자동차 운전을 배우는 경우와 같다. 처음에는 자동차 운전이 무척 어렵게 보이지만, 1년이나 2년이 지나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운전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쁜 습관에 익숙해지면, 거기서 벗어나기가 힘들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습관은 강의에 집중하면서도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는 것이다. 강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라. 설령 강의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도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기 바란다.
강의에 집중하려고 마음 먹고 교사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귀를 활짝 열어둔 채 강의를 경청하는 역할에 너무 충실한 학생은 결국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