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마흔아홉 번째가 혁革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혁革 이일已日 내부乃孚 원형리정元亨利貞 회망悔亡
공용황우지혁鞏用黃牛之革
이일已日 내혁지乃革之 정征 길吉 무구无咎
정征 흉凶 정려貞厲 혁언심취革言三就 유부有孚
회망悔亡 유부有孚 개명改命 길吉
대인大人 호변虎變 미점未占 유부有孚
군자君子 표변豹變 소인小人 혁면革面 정征 흉凶 거정居貞 길吉
첫 번째 효사爻辭는 혁革 이일已日 내부乃孚 원형리정元亨利貞 회망悔亡입니다. 개혁革(가죽 혁)은 이미 때를 넘긴 것들已日(이미 이)에 대하여, 이에乃(이에 내) 믿음孚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元亨利貞 후회悔를 없게亡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혹은 개혁革은 시일이 지나야已日 이에乃 믿어지는孚 것이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元亨利貞 후회가 없다悔亡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이일已日을 이미 태양과 같이 밝아진 사람, 태양의 광명정대함을 획득한 사람으로 해석하여, 이런 정당함과 신뢰를 확보한 사람이라야 처음부터 끝까지 개혁을 완수할 수 있어 후회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공용황우지혁鞏用黃牛之革입니다. 황소의 가죽黃牛之革을 써서用 단단히 묶는다鞏(묶을 공)는 말이므로 이는 혁革을 이끄는 마음가짐에 대한 표현입니다. 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황소의 단단한 가죽으로 묶듯이 마음을 굳게 하여 어떠한 장애나 저항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이일已日 내혁지乃革之 정征 길吉 무구无咎입니다. 이일已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 뜻이 달라집니다. 첫째, 이일已日을 이미 때를 지나버린 사람이나 일로 해석하면, 때가 이미 지나버린 일을 이에乃 개혁하니革之 나아가면征 길吉하고 허물이 없다无咎는 뜻이 됩니다. 둘째, 이일已日을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말로 해석하면, 시간이 지나야 이에乃 개혁할 수 있으니革之 나아가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셋째, 이일已日을 이미 태양과 같이 광명정대하게 된 사람이라고 해석하면, 태양과 같이 이미 광명정대해진 사람已日이 이에乃 개혁에 나서니革之 나아가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개혁 주체의 조건과 자세를 논한 구절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정征 흉凶 정려貞厲 혁언심취革言三就 유부有孚입니다. 나아가면征 흉凶하고 끝은 위험하니貞厲, 혁언革言을 세 번 성취해야三就(이룰 취) 믿음이 생긴다有孚는 말입니다. 혁언은 혁명과 개혁에 대한 논의요 공약입니다. 이런 혁언을 세 번 거듭 성취해야만 비로소 백성과 민중의 신망이 쌓인다는 말이므로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야 성취할 수 있는 일이 혁명이요, 개혁이라는 의미입니다.
다섯 번
째 효사爻辭는 회망悔亡 유부有孚 개명改命 길吉입니다. 후회가 없고悔亡 믿음이 있다면有孚 명을 고쳐改命 길吉하다는 말이며, 이때의 개명改命은 하늘의 명을 바꾼다는 혁명革命과 같은 말입니다. 후회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이미 선택한 혁명의 길에 대하여 그렇다는 말이고, 믿음이 있다는 말 역시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길에 대해 확신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자기 확신과 믿음이 있다면 혁명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대인大人 호변虎變 미점未占 유부有孚입니다. 대인大人은 호랑이 같이 변하고虎變, 아직 점을 치지 않았는데도未占 믿음이 있다有孚는 말입니다. 대인이 호랑이 같이 변한다는 것은 온후하던 태도를 바꾸어 위풍당당하면서도 용맹하게 혁革의 길로 나아간다는 말입니다. 그에게는 후회는 없고 믿음만 있으니, 곧이 점을 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군자君子 표
변豹變 소인小人 혁면革面 정征 흉凶 거정居貞 길吉입니다. 이 구절은 개혁이 오나수된 상황을 설명합니다. 한때 개혁의 주체였던 군자君子도 표변豹變(표범 표)하고 소인小人은 낯을 바꾸니革面 나아가면征 흉凶하고 끝까지 머물러 있으면居貞 길합니다吉.
짐승의 갓 벗겨낸 가죽을 피皮라 하고, 이를 털을 뽑아 쓸모 있게 만든 것을 혁革이라 합니다. 피를 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두질을 해야 하는데, 이는 곧 불필요한 짐승 가죽의 털과 기름을 발라내는 작업에 다름 아닙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짐승의 날가죽은 비로소 새로운 쓸모와 면모를 갖춘 새 가죽이 됩니다. 이렇게 종래의 모습을 벗고 새로워지는 것을 혁革이라 합니다. 혁명革命은 ‘천명天命을 혁革한다’는 말에서 비롯되었으니 하늘의 명을 바꿀 만큼 큰 변화가 곧 혁명인 것입니다. 태양과 같이 밝은 인격을 지닌 사람, 백성의 믿음을 얻은 사람이 개혁의 주체가 됩니다. 소가죽과도 같은 굳센 기상이 있어야 개혁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굳건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개혁은 호랑이와 같은 단호함과 위엄, 용기를 갖추어야 성취할 수 있는 과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