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첫 번째 성스러운 진리(고성제苦聖諦): 둑카 이해하기

고통은 불교 용어로 둑카dukkha(범인의 고뇌, 번뇌)라고 한다. 둑카는 ‘아픔’, ‘슬픔’, ‘고통’ 혹은 ‘불행’으로 번역되며, ‘불완전함’을 의미한다. 명상을 통해 얻는 매우 고결한 정신도 소중하지만 궁극적인 자유를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고통으로 여겨진다. 명상의 최고 경지에 오른 수행자들도 수행을 멈추는 순간 둑카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그것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둑카는 ‘공(空, śūnyatā)’을 의미한다. 공은 우주와 분리되어 본래부터 존재하는 자아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좀 더 폭넓게 만물이 기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매우 포괄적인 용어다. 불치병을 선고받는 일뿐 아니라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는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커다란 문제와 더불어 삶의 작은 불편도 의미한다. 너무 많은 의미들을 내포하기 때문에 이 단어를 번역하기보다는 ‘둑카’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때로는 가장 바람직하다.
둑카의 통찰이 매우 중요했으므로 붓다는 둑카를 가르침의 초석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는 첫 번째 설법에서 자신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로 불렀던 사성제四聖諦를 가르쳤는데 그중 첫째가 둑카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전한 후, 인생의 마지막 무렵에 붓다는 자신이 항상 가르쳤던 것이 둑카였으며 그것을 끝내는 방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 정도로 붓다는 둑카를 중시했다.
인간의 삶은 고통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제시하는 둑카는 고귀하고 성스러운 진리다. 둑카는 불도의 토대가 된다. 둑카의 진리를 완전히 이해하면 완전한 깨우침을 얻는 셈이다. 둑카를 이해할 때 불행은 끝나고 행복과 평화만이 남는다.
첫 설법에서 붓다가 설명한 둑카는 다음과 같다.
태어남이 둑카이고, 늙음이 둑카이며, 병듦이 둑카이고, 죽음이 둑카이며, 슬픔과 한탄, 아픔, 비탄과 절망이 둑카이고, 기분 나쁜 것과 관련되는 것이 둑카이며, 기분 좋은 것과 분리되는 것이 둑카이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함이 둑카다. 요컨대 집착의 오온이 둑카이다. (초전법륜경初轉法輪經, Dhammacakkappavattana-sutta, in Rahula 1974, 93) 목록에 포함된 항목 대부분을 고통이라고 인식하겠지만, 우리에게 태어남은 언뜻 고통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태어남은 두 가지 의미에서 고통이다. 무엇보다도 안전한 자궁에서 떨어져나와 세상의 고통과 분리를 느끼며 태어나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라!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기쁠지 모르지만, 귀를 기울이면 우리는 둑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태어나는 과정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태어남은 살면서 겪는 많은 어려움, 짓밟히는 꿈, 고통스러운 관계 그리고 병과 죽음을 비롯해 붓다가 언급한 그 밖의 모든 것의 시작이다. 바로 이것이 태어남을 둑카로 여기는 두 번째 이유다. 모든 고통의 시작이란 의미에서 태어남이 둑카인 것이다.
붓다가 언급한 목록의 마지막 항목 역시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의 오온五蘊도 둑카라고 말한다. 오온 그 자체는 둑카가 아니지만 ‘나’ 또는 ‘나의 것’, 즉 자아로서 오온에 집착하면 둑카가 된다. 바로 이러한 집착 때문에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연속체는 우리가 병들고病苦, 늙고老苦, 죽어가는 과정死苦에서 불쾌한 감각과 생각을 경험하며 큰 슬픔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