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마흔세 번째가 쾌夬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쾌夬 양우왕정揚于王庭 부호孚號 유려有厲 고자읍告自邑 불리즉융不利卽戎 리유유왕利有攸往
장우전지壯于前趾 왕往 불승不勝 위구爲咎
척호惕號 모야유융莫夜有戎 물휼勿恤
장휴구壯于馗(광대뼈 구) 유흉有凶 독행우우獨行遇雨 군자쾌쾌君子夬夬 약유유온若濡有慍 무구无咎
둔무부臀无膚 기행차차其行次且 견양牽羊 회망悔亡 문언불신聞言不信
현륙쾌쾌莧陸夬夬 중행中行 무구无咎
무호无號 종유흉終有凶
첫 번째 효사爻辭는 쾌夬 양우왕정揚于王庭 부호孚號 유려有厲 고자읍告自邑 불리즉융不利卽戎 리유유왕利有攸往입니다. 쾌夬(터놓을 쾌)는 왕의 면전에서于王庭(뜰 정) 그 비리를 만천하에 드날려揚(오를 양) 소문을 내는 것이며, 믿음孚으로 부르짖는號(부르짖을 호) 것이고, 위태로움을 자초하는 것이며有厲, 의지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 외치는 것告自邑이고, 적군戎과 내통하면서 불리不利하고 본연의 자리에서 의연하게 나아가야有攸往 유리한 것입니다利. 융戎(되 융)은 서쪽의 오랑캐이므로 사사로운 군대나 반군, 적군을 뜻한다. 이들과 결탁하면 안 됩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장우전지壯于前趾 왕往 불승不勝 위구爲咎입니다. 장우전지壯于前趾는 크고 강한 기운壯(씩씩할 장)이 발가락 앞쪽前趾(발 지)에만 몰려있다는 말이므로 이는 지혜가 없이 힘만 믿고 쾌夬를 실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가면往 이길 수 없고不勝, 허물만 남습니다爲咎. 힘만 믿고 경솔하게 쾌를 실행에 옮겨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척호惕號 모야유융莫夜有戎 물휼勿恤입니다. 두려워 떨며 호소하는 것이 척호惕號(두려워할 척)입니다. 상대의 힘이 월등히 강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두렵고 무섭습니다. 모야유융莫夜有戎(저물 모)은 이렇게 밤에 적이 급습한다는 말로, 이는 정적政敵을 살해하는 전형적인 전술이자 가장 흔한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두려워하지 말라勿恤(구휼할 휼)고 했습니다. 이런 두려움에 빠지면 쾌夬를 실행할 수 없습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장휴구壯于馗(광대뼈 구) 유흉有凶 독행우우獨行遇雨 군자쾌쾌君子夬夬 약유유온若濡有慍 무구无咎입니다. 壯于구(광대뼈 구)는 크고 장한 기운壯이 광대뼈에 몰려 있다는 말인데, 광대뼈가 툭 불거진 것처럼 인상이 험악한 사람을 이릅니다. 이렇게 인상이 험악하고 행동이 거친 사람은 민심을 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흉하고有凶 홀로 투쟁하다가獨行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遇雨고 했습니다. 이때의 비雨는 하늘의 도움이 아니라 고난과 역경을 상징합니다. 군자쾌쾌君子夬夬는 이처럼 홀로 아나키스트의 길을 걷더라도 더욱 분명하게 거듭거듭 부르짖는다는 말이므로 전후와 좌우를 살피지 아니하고 독불장군獨不將軍처럼 더욱 거세게 저항하고 외친다는 말입니다. 약유유온若濡有慍(같을 약)은 젖어서 화가 난다는 말이므로 앞의 구절에 나오듯이 비를 만났기 때문에 젖음이요, 젖으니 성이 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저항과 항쟁의 분명한 한 형태이고, 그 출발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므로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둔무부臀无膚 기행차차其行次且 견양牽羊 회망悔亡 문언불신聞言不信입니다. 둔무부臀无膚는 둔부臀(볼기 둔)에 살膚(살갗 부)이 없다无는 말이므로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을 상징합니다. 끼니를 거를 만큼 자신의 생활조차 해결하기 못했으니, 나아가려 해도 거듭 나아가지 못합니다其行次且(버금 차, 또 차). 이런 사람이 양을 이끌면牽羊(끌 견) 개인적인 후회는 없겠지만悔亡 믿음을 얻지도 못합니다聞言不信.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현륙쾌쾌莧陸夬夬 중행中行 무구无咎입니다. 현륙莧陸(비름 현, 뭍 육)은 습기가 많은 지역에 자생하는 잎이 부드럽고 뿌리가 단단한 풀이니, 곧 민초들을 상징합니다. 현륙쾌쾌莧陸夬夬는 이렇게 생명력이 강한 민초莧陸들이 세상을 향해 거듭거듭 쾌夬를 강하게 주장한다는 말입니다. 정치인이 백성의 저항과 항쟁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이럴 때에 중행中行 이면 허물이 없습니다다无咎. 중도를 지키면서 중용의 덕을 베풀어야 해결된다는 말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무호无號 종유흉終有凶입니다. 호소할 곳이 없으니无號 결국終 흉하다有凶는 말이며, 혹은 호소하지 않으면无號 결국 흉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쾌夬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인정한 구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