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놀라도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방법이 있을까?
<동의보감>의 내경편內經篇 신神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심장心臟과 담膽이 허약해져 겁을 먹으면 조그만 일에 부딪혀도 쉽게 놀란다. 크게 놀라거나 크게 두려웠던 일을 당하게 되면 심장과 담이 상한다. 그 후에는 조그만 일에 부딪혀도 쉽게 놀라 심장이 두근거리게 된다.”
간에서 분비되는 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 농축하는 주머니인 담膽을 쓸개gallbladder라고도 합니다. 조금만 놀라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길을 걷다가 멀리서 큰소리만 나도 놀라 심장이 두근거리게 됩니다. 별일 아닌데도 그 사람만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려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번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 별일 아닌 줄 알고서도 한참이 지나야 심장이 안정됩니다.
<동의보감>은 크게 놀라서 병든 환자를 치료한 사례를 전하고 있습니다. 어느 부인이 밤에 도적을 만나 몹시 놀라게 되었는데, 그 후 조그만 소리를 들어도 크게 놀라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곤 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한의사가 담은 용감한 장부인데 크게 놀라게 되면 담이 상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의사는 환자의 손을 잡고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나무망치로 탁자를 세게 쳤습니다. 그러자 부인이 몹시 놀랐습니다. 부인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다시 나무망치로 탁자를 세게 쳤습니다. 그러자 부인은 조금 덜 놀랐습니다. 의사가 연거푸 반복해서 탁자를 세게 치니 부인의 놀라는 정도가 줄어들엇고 나중에는 세게 쳐도 놀라는 증세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 후 부인은 밤에 잘 때 누가 창문을 두드려도 깊이 짐에 빠져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사가 부인의 담력을 키워준 것입니다.
의사는 놀란 데는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면서 편안하게 하려면 익숙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자신의 치료법을 설명했습니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이 방법은 오늘날의 민감소실요법敏感消失療法과 일치합니다. 민감소실요법은 과민 반응의 원인 물질에 대한 과민성을 약화하는 치료법으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이종 단백질을 매우 적은 양으로 여러 번 되풀이하여 주사함으로써 익숙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 코염 따위를 치료하는 데 사용됩니다. 민감도를 낮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걸핏하면 잘 놀라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경계驚悸라 합니다. 놀라지 않았는데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세는 정충怔忡이라 합니다. 경계와 정충의 증세는 크게 놀라는 일을 겪은 후에 주로 생깁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혈을 자양하고 체액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