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동의보감>의 내경편內經篇 몽夢문에 다음의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이 게을러지고 눕기를 좋아하는 것은 비위에 습濕이 있기 때문이다. 몸이 무거운 것은 비위에 쌓인 습濕 때문이나 소화기에 기름진 음식물이 지나치면 습濕이 쌓여 팔다리를 들어 올릴 힘이 없어집니다.

 

한의학에서는 육음六淫이란 말로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 여섯 가지의 병사病邪를 종합하여 부릅니다. 천지간天地間의 여섯 가지 기후의 변화가 되는 기운氣運인 육기六氣가 너무 과하거나 미치지 못하거나 불응할 때에는 인체의 조절 적응 기능 및 병원체의 자생과 전파에 영향을 주어 질병의 사기邪氣를 형성한다고 하는데, 습濕이 바로 육음六淫 중 하나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피로疲勞하다는 말입니다. 자고 또 자도 피로하고, 온갖 영양식품을 먹는데도 피로하고, 며칠을 쉬어도 피로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눕기를 좋아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 환자들입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정의하기가 매우 모호한데, 연속 및 반복되는 정신적, 육체적 작업에 수반해서 발생하는 심신기능心身機能의 저하상태인 피로라고 하는 매우 주관적인 증상으로 질병의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피로가 1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지속성prolonged 피로라 하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chronic 피로라 합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잠깐의 휴식으로 회복되는 일과성 피로와는 달리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으면서 환자를 매우 쇠약하게 만드는 피로가 지속됩니다. 충분히 자고 나도 피로하고 온갖 좋은 음식물을 섭취해도 피로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피로하다면 이건 크게 탈이 난 것입니다.

 

<동의보감>은 두 가지 피로에 관해 말합니다. 하나는 못 먹고 못 쉬어서 생기는 피로로 위부胃腑의 작용 위기胃氣 혹은 한방에서 말하는 원기元氣가 허약해진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이런 사람은 푹 쉬고 잘 먹으면 피로를 물리칠 수 있고 보약을 먹으면 곧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다른 피로는 위의 경우와는 정반대인 눕기를 좋아하고 몸이 무거운 상태를 말합니다. <동의보감>에는 황제와 신하 기백의 대화가 실려 있습니다. 황제가 “사람이 자꾸 눕기를 좋아하는 건 왜 그런가?” 하고 묻자 기백이 대답합니다. “그것은 장위腸胃가 크고 피부가 습해서 살갗이 잘 풀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위가 크면 기氣가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 되고 피부가 습하면 살갗이 잘 풀리지 않아 기의 움직임이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기백이 말한 장위腸胃가 크다는 건 창자와 밥통이 크다는 말입니다. 창자와 밥통이 큰 사람은 눕기를 좋아하는데 비위에 습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동의보감>은 몸이 무거운 것도 탁한 기운인 습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소화기에 탁한 기운 혹은 습이 가득 차면 팔다리를 들어 올릴 힘조차 없게 됩니다. 이런 사람에게 먹고 자고 쉬고 하는 건 약이 아니라 독입니다. 이런 사람이 보양식이나 보약을 먹는다면 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소화기가 더욱더 습해질 수 있습니다.

 

해결책은 움직이고 운동하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소화기에 축적된 습 혹은 탁한 기운을 몰아내는 것입니다. 못 먹고 일만 열심히 해서 생기는 피로증후군과 너무 잘 먹고 눕기를 좋아해서 생기는 피로증후군 모두 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피로가 누적된 사람의 특징은 움직이는 걸 싫어합니다. 운동할 생각은 엄두도 내지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몸속의 기가 통하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몸을 자구 움직여야 습이 사라집니다. 기운을 타고나는 걸 선천지기先天之氣라 하고 음식물에서 기운을 얻는 걸 후천지기後天之氣라 합니다. 소화기의 기운이 후천지기의 근원이 됩니다. 헌데 먹고 자고 시간만 있으면 눕기를 좋아하면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몸속에 음식물 찌꺼기를 남기게 됩니다. 습을 덜어내는 일이 시급하고 그것은 운동이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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