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서른두 번째가 항恒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恒 형亨 무구无咎 리정利貞 리유유왕利有攸往

준항浚恒 정貞 흉凶 무유리无攸利

회망悔亡

불항기덕不恒其德 혹승지수或承之羞 정貞 린吝

전무금田无禽

항기덕恒其德 정貞 부인婦人 길吉 부자夫子 흉凶

진항振恒 흉凶

 

첫 번째 효사爻辭는 항恒 형亨 무구无咎 리정利貞 리유유왕利有攸往입니다. 항恒(항상 항)은 불변이며 물러섬입니다. 우주와 자연이 선택한 정도의 불변이며 물러섬입니다. 이런 항恒의 태도는 형亨의 시절에는 허물이 되지 않습니다无咎. 성장기에 해당하는 형亨은 자기를 가다듬고 세상에 나아갈 준비를 착실히 하는 시절이지, 나서서 변화와 개혁을 이끌 시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利와 정貞의 시절이 왔는데도 여전히 항에만 집착하고 있다면, 이는 허물이 됩니다. 이때는 적극적으로 나아가야有攸往 유리합니다利.

 

두 번째 효사爻辭는 준항浚恒 정貞 흉凶 무유리无攸利입니다. 준항浚恒은 항恒의 생활에 오랫동안 깊이 빠져있는浚(깊을 준) 태도를 말합니다. 이는 끝까지貞 흉凶하고 유리할 것이 없다无攸利고 하여 앞의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회망悔亡입니다. 항恒의 진면목眞面目이 회망悔亡, 즉 후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불항기덕不恒其德 혹승지수或承之羞 정貞 린吝입니다. 항恒의 태도를 무작정 부인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이런 삶을 추구하는 정신적 스승들이 많이 있고, 그들이야말로 변화와 개혁밖에는 관심이 없는 미친 세상을, 그나마 아름답게 적시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무시하고 부정했다不恒其德가는 수치스런 일을 당할 수 있고或承之羞, 결국貞 곤란한 지경에 이릅니다吝. 불항기덕不恒其德은 항恒의 덕德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不 것을 말하며, 혹승지수或承之羞는 혹或 수치스런 일羞(부끄러워할 수)에 이어질承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전무금田无禽입니다. 밭田에 사냥감禽(날짐승 금)이 없다无는 말이니, 항恒의 생활을 계속하다 보면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항기덕恒其德 정貞 부인婦人 길吉 부자夫子 흉凶입니다. 부녀자들婦人(지어미 부)은 항恒의 덕德을 끝까지貞 유지해도 길합니다吉. 바깥에서 일을 해야 하는 남자들夫子(지아비 부)의 경우 항恒에 매몰되면 흉합니다凶.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진항振恒 흉凶입니다. 진항振恒은 진振(떨칠 진)과 항恒의 결합이므로 이는 과도한 변화의 몸짓振과 항恒의 사상이 잘못 결합된 경우입니다. 흉凶할 뿐입니다. 운세와 환경은 항恒의 세계 속에 잇는데, 실제 삶의 모습과 행동은 세상의 변화를 격렬하게 추구하는 형국입니다. 운과 행동, 시간과 공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니 당연히 결과가 좋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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