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서른 번째가 리離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離 리정利貞 형亨 축빈우畜牝牛 길吉
리착연履錯然 경지敬之 무구无咎
황리黃離 원길元吉
일측지리日昃之離 불고부이가不鼓缶而歌 즉대질지차則大耋之嗟 흉凶
돌여기래여突如其來如 분여焚如 사여死如 기여棄如
출체타약出涕沱若 척차약戚嗟若 길吉
왕용출정王用出征 유가有嘉 절수折首 획비기추獲匪其醜 무구无咎
첫 번째 효사爻辭는 리離 리정利貞 형亨 축빈우畜牝牛 길吉입니다. 리離(떠날 리, 떨어짐으로 생기는 혼란과 열기)의 운은 리利와 정貞의 시절에 활발합니다亨. 형亨의 시절(성장기)이 아닌 리利와 정貞의 시절에 활발하니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리離의 운이 강성할 때는 순한 암소牝牛(암컷 빈)를 기르듯이畜 하면 길합니다吉. 순한 암소牝牛는 순종과 희생을 상징합니다. 축빈우畜牝牛가 의미하는 것은 순종과 여유입니다. 질서에 순종하고 여유 있게 대처해야 리離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고 길합니다吉.
두 번째 효사爻辭는 리착연履錯然 경지敬之 무구无咎입니다. 리착연履錯然(그러할 연)은 신발履(신 리)이 뒤죽박죽으로 마구 뒤얽혀錯(섞일 착) 있다는 말이므로 혼란과 무질서를 뜻합니다. 이런 무질서가 빚어지는 것은 당연히 리離의 운이 닥쳐 사람들이 저마다 과도한 열기에 들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남을 먼저 공경하면敬之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세 번째 효사爻辭는 황리黃離 원길元吉입니다. 앞의 두 구절에서는 순종과 여유, 타인에 대한 겸손과 공경을 각각 리離의 혼란에 대한 타개책으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중용中庸의 덕黃(누를 황)이며, 이것이야말로 가장 근원적으로 길합니다元吉. 직역하면 리離에는 황黃으로 대처해야 근원적으로 길하다는 것입니다. 이때의 황은 중용中庸의 덕黃입니다. 황黃을 오행으로 치환하면 만물을 품어 안는 대지를 상징하는 토土이며, 방위로 따지면 상하나 좌우로 치우치지 않은 중앙에 해당합니다. 중앙은 중요이니, 황이 곧 중용을 의미합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일측지리日昃之離 불고부이가不鼓缶而歌 즉대질지차則大耋之嗟 흉凶입니다. 여기서는 리離의 열기와 혼란이 쉽게 잠재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너무 일찍 만세를 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계합니다. 일측지리日昃之離의 일측日昃은 해日가 기울었다昃(기울 측)는 말입니다. 여기서 해는 리離의 열기를 상징합니다. 측昃은 해가 기울었다는 말이지, 서산 너머로 완전히 떨어졌다沒는 말이 아닙니다. 오늘날의 시간으로 비유하면 오후 두 시의 상황입니다. 일측지리日昃之離는 해가 기운 것 같지만 사실은 더 뜨거워진 시간이므로 오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불고부이가不鼓缶而歌는 그러므로 오판하여 미리부터 죽치고 장구치며鼓缶(북 고, 장군 부, 노래 가) 노래해서는歌 안 된다不는 말입니다. 즉대질지차則大耋之嗟의 즉則은 ‘그러면’이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으로 해석해야 자연스럽습니다. 대질지차大耋之嗟는 경험이 많고 혜안을 갖춘 노인大耋(늙은이 질)이 탄식을 한다嗟는 말입니다. 아직 리離의 열기와 혼란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는데, 젊은 것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축제를 벌이니 노인이 이를 보고 탄식한다. 그래서 흉凶하다고 했습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돌여기래여突如其來如 분여焚如 사여死如 기여棄如입니다. 돌연히突如(갑자기 돌) 리離의 재앙이 다시 나타나來如 불태우고焚(불사를 분) 죽이고死 내다버리는棄(버릴 기) 듯이如 한다는 말입니다. 기울 줄 알았던 리離의 기세가 다시 나타나 더 큰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출체타약出涕沱若 척차약戚嗟若 길吉입니다. 출체타약出涕沱若(눈물 체, 물이름 타, 같을 약)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니,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한다는 뜻입니다. 척차약戚嗟若(슬퍼할 척)은 근심하고 한탄한다는 말므로, 진심으로 잘못을 빈다는 뜻입니다. 그래야 길합니다吉.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왕용출정王用出征 유가有嘉 절수折首 획비기추獲匪其醜 무구无咎입니다. 왕용출정王用出征은 왕王이 직접 혼란을 정벌하러征 나서니用出 백성에게 즐거움이 있습니다有嘉(아름다울 가). 절수折首는 우두머리首를 죽인다折(꺾을 절)는 말이고, 획비기추獲匪其醜는 그 부하들其醜(추할 추)을 잡아 죽이지獲(얻을 획) 않는다匪는 말입니다. 우두머리를 죽여 혼란의 근원을 제거하되, 아랫사람은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니 허물이 없습니다无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