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스물여덟 번째가 대과大過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과大過 동棟 요橈 리유유왕利有攸往 형亨
자용백모藉用白茅 무구无咎
고양생제枯楊生稊 로부老夫 득기여처得其女妻 무불리无不利
동요棟橈 흉凶
동륭棟隆 길吉 유사有它 린吝
고양생화枯楊生華 로부老婦 득기사부得其士夫 무구无咎 무예无譽
과섭멸정過涉滅頂 흉凶 무구无咎
첫 번째 효사爻辭는 대과大過 동棟 요橈 리유유왕利有攸往 형亨입니다. 대과大過(지날 과)는 너무 지나쳤다는 말이므로 역량과 책임 사이의 부조화 상태를 뜻합니다. 이런 상태로 어떤 일을 도모하기 위해 리利의 세계로 나아간다면有攸往 용마루棟(용마루 동)가 휘어집니다橈(꺾일 요). 원래 휜 용마루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용마루가 휘어졌다는 뜻입니다. 이런 오류는 형亨의 시절에 비롯합니다. 이때의 형亨은 어떤 일 자체의 시작 단계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자용백모藉用白茅 무구无咎입니다. 자용백모藉用白茅(깔개 자, 띠 모)는 흰 띠로 자리를 짜서 사용한다는 말이므로 겸손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상징합니다. 그래야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세 번째 효사爻辭는 고양생제枯楊生稊 로부老夫 득기여처得其女妻 무불리无不利입니다. 고양생제枯楊生稊는 죽은枯(마를 고) 버드나무楊(버들 양)에 새싹稊(돌피 제)이 돋는다生는 말이므로 나이 든老 홀아비夫가 젊은 여자女를 아내妻로 맞아들인다得는 뒤의 구절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표현입니다. 나이 든 홀아비가 젊은 처녀를 아내로 맞아들이니 죽은 버드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과 같이, 얼핏 보기에 아름답고 좋은 일 같지만 실은 대과大過에 해당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주역』은 불리할 것이 없다无不利고 말합니다. 뒤에 나오는 고양생화枯楊生華의 구절을 연결하면 특별히 불리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유리할 것도 없고, 길吉한 일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동요棟橈 흉凶입니다. 이때의 동요棟橈는 이미 휘어진 나무로 만든 용마루의 뜻입니다. 본래부터 휜 나무를 용마루로 사용한 것입니다. 이는 대과大過이므로 흉합니다凶.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동륭棟隆 길吉 유사有它 린吝입니다. 륭隆은 크고 곧다는 말이므로 동륭棟隆은 겉으로는 거칠어 보여도 단단하고 곧은 나무입니다. 이런 나무를 용마루로 쓰면 길합니다吉. 이에 비해 유사有它(뱀 사, 다를 타)는 뱀처럼 굽어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나무를 용마루로 쓰면 일이 곤란해집니다다吝.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고양생화枯楊生華 로부老婦 득기사부得其士夫 무구无咎 무예无譽입니다. 앞의 고양생제枯楊生稊와 대비되는 구절로, 고양생화枯楊生華(꽃 화)는 죽은 버드나무에 꽃이 피었다는 말입니다. 이는 늙은老 과부婦가 젊은 총각士을 남편夫으로 맞아들이는得 경우를 비유한 것입니다. 이 역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대과大過의 경우입니다. 이는 허물도 없지만无咎 명예도 없습니다无譽.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과섭멸정過涉滅頂 흉凶 무구无咎입니다. 과섭過涉은 지나치게 무리해서 건넌다는 말이므로 점 c;는 사람들은 과도한 모험이나 투자, 또는 전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지나친過 건넘涉이요, 대과大過의 섭涉이라는 것입니다. 멸정滅頂(정수리 정)은 멸망이라는 말이므로 죽음이나 파멸 등 돌이킬 수 없는 패망을 의미합니다. 능력이 닿지 않는 무리한 일을 벌이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투자하고,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전쟁을 벌이면 파멸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과섭멸정過涉滅頂입니다. 그러니 흉합니다凶. 그런데 뒤에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 덧붙어 있습니다. 『주역』에서 사용하는 무구无咎는 주로 일의 결과가 제3자에게는 해가 되지 않는 경우에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과섭멸정過涉滅頂과 리섭대천利涉大川을 비교하면, 리利의 세계를 향한 도전, 즉 성공하려면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 리섭대천利涉大川입니다. 모험과 실천의 중요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나 과섭멸정過涉滅頂은 무리한 실행, 자연의 질서에 위배되는 모험입니다. 이 둘을 분별하는 것은 시공의 조화와 흐름을 읽는 지혜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