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스물일곱 번째가 이頤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頤 정길貞吉 관이觀頤 자구구실自求口實

사이령구舍爾靈龜 관아타이觀我朶頤 흉凶

전이顚頤 불경拂經 우구于丘 이頤 정征 흉凶

불이정拂頤貞 흉凶 십년물용十年勿用 무유리无攸利

전이顚頤 길吉 호시탐탐虎視耽耽 기욕축축其欲逐逐 무구无咎

불경拂經 거정居貞 길吉 불가섭대천不可涉大川

유이由頤 려厲 길吉 리섭대천利涉大川

 

첫 번째 효사爻辭는 이頤 정길貞吉 관이觀頤 자구구실自求口實입니다. 이頤(턱 이)의 도道를 추구하면 끝貞이 길吉하며, 관이觀頤를 통해야 스스로自 언행口實의 일치를 구求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頤의 도道 또한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貞의 시절에 이르러야 비로소 성취될 수 있음을 우선 말한 것입니다. 관이觀頤는 관觀의 도道를 먼저 깨달아 이頤의 도道를 얻는다는 말입니다. 관의 도란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며, 어떤 사태와 사건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는 것입니다. 이런 지혜를 갖춘 뒤 위턱과 아래턱의 조화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음양의 원리를 깨치면, 이것이 바로 이頤의 도道가 되는 것입니다. 자구구실自求口實의 구口와 실實이 각각 말과 행동을 뜻하므로 자구구실自求口實은 언행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관觀의 도道를 거쳐 이頤의 원리를 깨치면, 그런 언행일치의 경지가 저절로 얻어진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사이령구舍爾靈龜 관아타이觀我朶頤 흉凶입니다. 이런 이頤의 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경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바로 그렇게 조심해야 할 것들을 논한 구절입니다. 사이령구舍爾靈龜(집 사, 너 이, 신령 령, 거북 귀)는 영적인 거북靈龜이 떠난다舍는 듯이므로 미래를 읽을 수 있는 판단력의 상실을 의미입니다. 이頤의 도道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어떤 사건이나 사태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어볼 수 있는 눈입니다. 이는 관觀의 도道를 수행함으로써 얻어지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런 통찰력과 판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흉합니凶. 판단력이 상실된 것은 사리사욕私利私慾에 눈이 멀었기 때문입니다. 관아觀我는 자기만 본다는 말이며, 관아생觀我生, 관국지광觀國之光, 관기생觀其生이라는 세 가지 관觀의 도 가운데 한 가지에만 집착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나와 상대 사이의 조화를 이룰 수 없고, 나와 특정한 사건 사이의 연관관계를 올바로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이를 『주역』은 늘어진朶(늘어질 타) 턱頤, 즉 타이朶頤라는 말로 묘사했습니다. 그런 턱으로는 음식을 씹을 수도 없고, 말을 제대로 할 수도 없어 흉합니다凶.

 

세 번째 효사爻辭는 전이顚頤 불경拂經 우구于丘 이頤 정征 흉凶입니다. 전이顚頤(꼭대기 전)는 턱頤이 이마顚에 붙었다는 말이며, 불경拂經(털 불, 경서 경)은 그런 자가 세상을 경영하면經 만사가 어긋난다拂는 뜻입니다. 즉 이頤의 도道를 이루지 못한 사람은 세상 경영에 나서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언덕에 올라于丘 그런 턱頤으로 세상을 호령하니, 그렇게 나아가면征 흉합니다凶.

 

네 번째 효사爻辭는 불이정拂頤貞 흉凶 십년물용十年勿用 무유리无攸利입니다. 이頤의 도道는 정貞의 시절에나 가능해집니다. 그러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음을 닦고 수행해야 합니다. 불이정拂頤貞은 이처럼 이頤의 도道가 끝까지貞 나아가지 못한拂 상태, 중도에 그만두거나 포기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흉합니다凶. 그러니 “10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이라고 10년十年 공부도 쓰지 못하고勿用, 이로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다无攸利.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전이顚頤 길吉 호시탐탐虎視耽耽 기욕축축其欲逐逐 무구无咎입니다. 여기서는 전이顚頤도 길吉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이顚頤의 턱은 이마에 붙은 턱이되 높은 지위에서 세상을 호령하는 턱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먹이를 노려보는 호랑이의 눈처럼虎視耽耽(즐길 탐), 어떤 목표를 향해 강렬하고도 순수하게 매진하는其欲逐逐(하고자 할 욕, 쫓을 축) 턱입니다. 앞의 전이顚頤가 미친 턱이라면 여기서의 전이는 미친 턱이되 순수성을 간직한 강고한 턱입니다. 그래서 허물이 없습니다다无咎.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불경拂經 거정居貞 길吉 불가섭대천不可涉大川입니다. 불경拂經이면 끝까지貞 거居해야 길吉하고, 섭대천涉大川은 불가不可하다는 뜻입니다. 불경拂經은 이頤의 도道를 깨닫지 못해 아직 세상 경영에 나설 수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에 나오지 말고 끝까지貞 은거해야居 길합니다吉. 바꾸어 말하면 이런 사람이 세상에 나오면 흉합니다凶. 그래서 섭대천涉大川(건널 섭), 큰 내를 건너는 모험도 불가不可하다고 한 것입니다. 불경拂經은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경륜이 아직 현재의 시류에 맞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유이由頤 려厲 길吉 리섭대천利涉大川입니다. 유由(말미암을 유)는 사람 사이의 인연, 어떤 일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미합니다. 유이由頤는 이頤의 도道가 세상에 그 뜻을 펼칠 인연을 만났다는 말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연을 만났다고 해서 쉽게 이頤의 도道가 펼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렵습니다厲. 하지만 길吉하고, 섭대천涉大川의 모험을 감행해도 이롭습니다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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