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열아홉 번째가 림臨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림臨 원형리정元亨利貞 지우팔월至于八月 유흉有凶
함림咸臨 정길貞吉
함림咸臨 길吉 무불리无不利
감림甘臨 무유리无攸利 기우지旣憂之 무구无咎
지림至臨 무구无咎
지림知臨 대군지의大君之宜 길吉
돈림敦臨 길吉 무구无咎
첫 번째 효사爻辭는 림臨 원형리정元亨利貞 지우팔월至于八月 유흉有凶입니다. 림臨(임할 림)은 원형리정元亨利貞의 네 시기 모두에 존재한다는 말이므로 사람의 생애가 다스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이며, 사회에는 다스림의 형태가 반드시 항상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림 자체가 길하거나 흉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건 흉한 다스림입니다.『주역』은 그런 흉한 다스림으로 우선 지우팔월至于八月(이를 지)을 꼽습니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팔월八月을 십이지十二支에 대입하여 유월酉月이 된다면서, 유酉는 오행五行으로 치환하면 금金이고, 금은 무력을 상징한다고 말합니다. 십이지의 유월은 포태법胞胎法에 따르면 바로 이 금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시기입니다. 무력이 최고점에 다다르는 시기가 바로 유월酉月이요 팔월八月입니다. 그러므로 지우팔월至于八月은 무력이 가장 왕성한 팔월에 그 무력의 최고 정점至을 통해 다스리는 것, 즉 무력을 통한 철권통치를 말합니다. 힘과 폭력에 근거한 다스림입니다.『주역』이 말하는 흉한 다스림이란 바로 철권통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효사爻辭는 함림咸臨 정길貞吉입니다. 함림咸臨은 끝貞까지 길吉하다는 말이므로 순수한 마음으로 펼치는 다스림은 끝까지 막힘도 없고 길합니다吉. 여기서의 림臨은 정치적 다스림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조직과 가정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함림咸臨 길吉 무불리无不利입니다. 함림咸臨(다 함)은 길吉하고 불리不利할 것이 없다无는 말이므로 앞의 구절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감림甘臨 무유리无攸利 기우지旣憂之 무구无咎입니다. 감림甘臨(달 감)은 유리할 것攸利이 없으나无, 다만 시간이 지나서라도旣 이를 뉘우치고 깨치면憂之 허물이 없다无咎는 뜻입니다. 감림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감언이설甘言利說을 통한 다스림, 사탕발림의 정치를 말합니다. 하지만 가장 앞서 나왔던 폭력에 의한 강압통치, 즉 지우팔월至于八月에 비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주역』의 요지입니다. 후일에라도 그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면 허물이 없습니다.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지림至臨 무구无咎입니다. 지림至臨은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므로 다스림은 지극한 정성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지림은 정성이 지극한 다스림이니, 가정이나 국가가 어려울 때일수록 다스리는 자에게 필요한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림은 다스리는 자의 권장사항이 아니라 필수요건입니다.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지림知臨 대군지의大君之宜 길吉입니다. 직역하면 지림知臨(알 지)은 임금大君의 뜻宜이니 길합니다吉. 그냥 길하다고 하지 않고 임금의 뜻, 즉 임금의 바라는 바라고 한 건 지림知臨이 앞서 나온 함림咸臨이나 지림至臨과는 달리 임금을 측근에서 모시며 실제적인 지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실무관리자의 덕목임을 나타낸 것입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돈림敦臨 길吉 무구无咎입니다. 돈림敦臨은 길吉하고 허물이 없다无咎는 말이므로 치자治者은 인자한 마음과 높은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열아홉 번째 괘인 림臨은 다스리는 자의 도道를 말하고 있습니다.『주역』은 다스림의 본질을 네 가지로 나누어 함림咸臨, 지림至臨, 돈림敦臨, 지림知臨이라고 주장합니다. 함림咸臨의 함咸은 순수하고 열려 있다는 뜻이며, 만인을 평등하게 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지림至臨의 지至는 지극한 정성을 뜻하며, 헌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돈림敦臨의 돈敦은 후덕하다는 뜻이며, 포용력과 사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지림知臨의 지知는 지식과 학문을 뜻하며, 정치인이 아닌 실무책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서의 정확하고도 실질적인 지식과 능력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