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지와 사랑의 신간 <법왕 달라이 라마> 중에서

마음 수련
마음 수련을 위한 여덟 편의 시 가운데 일곱 번째까지는 연민, 이타주의, 깨달음에 관한 염원 등의 마음을 일으키는 수행법에 대해 말합니다. 여덟 번째 시는 지혜의 측면을 개발하는 수행을 다룹니다.
마음 수련: 첫 번째 시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한 높은 목표를 세우고
소원을 이루어주는 보석보다도 아껴
이 결심을 내가 늘 소중히 여기기를 바랍니다.
이 네 줄의 시는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을 아끼고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가 강조하는 핵심은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을 귀중한 보석을 다루듯 귀하게 여길 수 있는 태도를 키우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이 귀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어찌 보면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은 진정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기쁨, 행복, 번영의 기본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매일 대하는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열렬히 얻고 싶어 하는 모든 좋은 경험은 다른 지각 있는 중생의 협력과 그들과의 교류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도를 닦는 수행자들의 관점에서도 높은 수준의 깨달음과 영적 발전은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의 협력과 그들과의 교류에 좌우됩니다. 더구나 깨달음의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깨달은 행위의 수혜자이므로 어떠한 노력 없이 지각 있는 중생과 관계를 맺는 것만으로도 붓다의 진정한 자비행慈悲行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보살행 안내Guide to the Bodhisattva’s Way of Life』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느낄 때의 고통과 자신이 직접 느끼는 고통은 다르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느낄 때는 다른 사람들과 고통을 공유하므로 일종의 불편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샨
티데바Shantideva가 지적했듯이 이때는 고통을 자발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에 얼마간의 안정성 또한 존재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힘과 자신감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느끼는 경우에는 무력감과 함께 상황에 전적으로 압도됩니다.
이타주의와 연민에 관한 붓다의 가르침 가운데 “자신의 행복을 도모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불행을 자발적으로 나누는 수행에 관해 말씀하신 이 가르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을 말하자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자신에게 빚을 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친절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 존재의 기초적인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행복을 바라고 고통을 싫어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단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을 자신에게 적용한다면 다른 지각 있는 중생들에게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행복을 도모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라는 붓다의 가르침을 연민의 이상에 따라 자신을 닦으라는 뜻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 가르침은 모든 지각 있는 중생에 미치는 자기 행동의 영향을 무시하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경험하는 기쁨, 행복, 성공에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이 동참한다는 걸 인식하여 그들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첫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두 번째로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분석과 묵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고통과 아픔이 실제로는 다른 사람들을 희생해서 얻은 자신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자기중심적 태도의 결과인 반면, 우리 인생의 많은 기쁨, 행복, 안정감은 모든 지각 있는 중생의 안녕을 소중히 여기는 생각과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형태의 생각과 감정을 비교하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소중히 여길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