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 중에서 일곱 번째가 사師입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師 정貞 장인丈人 길吉 무구无咎
사출이율師出以律 부否 장臧 흉凶
재사在師 중中 길吉 무구无咎 왕삼석명王三錫命
사혹여시師或輿尸 흉凶
사좌차師左次 무구无咎
전유금田有禽 리집언利執言 무구无咎 장자사사長子師師 제자여시弟子輿尸 정貞 흉凶
대군유명大君有命 개국승가開國承家 소인물용小人勿用
첫 번째 효사爻辭는 사師 정貞 장인丈人 길吉 무구无咎입니다. 전쟁師은 멸망貞(원형리정元亨利貞 네 시기의 마지막 시기)이라는 말이니, 전쟁이 벌어지면 쌍방이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는 말입니다. 전쟁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장인丈人 길吉 무구无咎은 부득이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건강한 장정丈人으로 군을 구성해야 길吉하고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두 번째 효사爻辭는 사출이율師出以律 부否 장臧 흉凶입니다. 율律은 법으로 군대와 군인들이 지켜야 할 군법, 군기, 규율을 말합니다. 사출師出은 군대의 출정出征으로 군의 통솔함에 있어서는 군율이 지엄해야 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원리에 입각한 군율이 엄격하지 않으면否 큰 군대臧라도 흉凶하게 됩니다. 장臧은 착한 군대, 승리의 군대, 큰 군대를 두루 뜻하는 말입니다.
세 번째 효사爻辭는 재사在師 중中 길吉 무구无咎 왕삼석명王三錫命입니다.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외교전을 최상으로 꼽습니다. 재사在師는 ‘전쟁 중에’ 혹은 ‘전쟁에 임할 때’라는 말이고, 중中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중간에서의 역할을 말합니다. 외교의 역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길吉하고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왕삼석명王三錫命은 이런 외교전에 능한 장수에게 왕王이 세 번三이나 상을 하사하는錫 명命을 내린다는 뜻입니다.
네 번째 효사爻辭는 사혹여시師或輿尸 흉凶입니다. 여시輿尸는 수레에 깔려 죽은 병사의 시체를 말합니다. 활이나 칼, 혹은 창에 찔려 죽은 병사를 전사자라고 한다면 수레에 깔려 죽은 병사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못해 죽은 자입니다.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흉합니다凶.
다섯 번째 효사爻辭는 사좌차師左次 무구无咎입니다. 사좌차師左次는 사좌師左와 사차師次를 합친 말이다. 사좌師左는 전쟁 중의 후퇴를, 사차師次는 나아가거나 물러나지 않는 멈춤의 상태를 말한다. 좌左가 후퇴의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전쟁 시에 기수를 후방의 높은 곳에 보내 왼손에는 청색 깃발을, 오른손에는 붉은색 깃발을 들게 한 것에서 비롯했다. 청색 깃발을 흔들면 후퇴, 붉은색 깃발을 흔들면 공격하라는 신호로, 청색 깃발을 들던 왼쪽左 손이 후퇴를 뜻하는 단어로 현재까지도 그 의미가 통용되고 있다. 차次는 머무는 장소, 집경지의 의미로 쓰인다. 지명 중에 여차如次라는 곳이 있는데, 옛날에 숙박시설이 밀집했던 곳이다.
전투에는 진격, 멈춤, 후퇴의 세 가지 전술에 바탕을 두고 행해진다. 전투에서의 후퇴나 멈춤은 그 자체 허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无咎.
여섯 번째 효사爻辭는 전유금田有禽 리집언利執言 무구无咎 장자사사長子師師 제자여시弟子輿尸 정貞 흉凶입니다. 밭田에 맹금과 같은 사냥감禽이 있으니有, 말言로 잡아야執 이롭고利 허물이 없습니다无咎. 집언執言이란 여론을 수렴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금禽은 전쟁에서 확보한 전리품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전리품은 여론에 따라 분배해야 이롭고 허물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장자長子는 바르고 큰 장수를, 제자弟子는 그렇지 못한 어리석은 장수를 말합니다. 큰 장수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여전히 군의 기강을 바로 잡고 이를 잘 통솔師師합니다. 하지만 어리석고 타락한 장수는 전리품이나 얻으려고 혈안이 되기 쉽고 안전사고輿尸나 내서 결국 흉凶하게 됩니다.
일곱 번째 효사爻辭는 대군유명大君有命 개국승가開國承家 소인물용小人勿用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논공행상論功行賞이 있게 마련입니다. 공을 세우면 자신뿐만 아니라 가문의 영광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군인의 역할은 끝났습니다. 계속 나랏일에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임금大君의 명命이 있으면有, 개국승가開國承家, 즉 나라를 구한 가문으로서의 영광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공행상에서 주의해야 할 바가 하나 있는데, 전쟁에서 공이 있었던 자라 하더라도, 그가 소인小人이라면 절대로 나랏일에 써서는 안 됩니다勿用.
전쟁은 멸망에 이르는 길입니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외교를 통한 전쟁의 방지, 즉 외교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 승리하기 위해서 용맹한 남자들로 군대를 구성하고, 군율이 확립되어야만 합니다. 장수는 안전사고를 절대적으로 줄여야만 합니다. 전쟁에 임해서는 후퇴하든가 공격을 멈춘다든가 하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고, 오로지 승리해야만 합니다. 전리품은 여론의 향배에 따라 사용될 때에 허물이 없습니다. 훌륭한 장수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병사들을 잘 단속하여 다음 전쟁에 대비합니다. 전후 논공행상이 벌어지면 군인은 나라에 충성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인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왕명으로 그 공을 인정받는다면 가문의 큰 영광이 됩니다. 그러나 공을 세운 장수가 소인배라면 전후 평화로운 시기의 정치에 그를 써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