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숲보다 나무에 집착하지 마라
철학 텍스트의 모든 내용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대부분의 철학 텍스트는 내용을 철저하게 이해하려면 몇 번씩 되풀이해서 읽어야 한다. 심지어 그렇게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텍스트를 처음 읽을 때는 일단 어려운 구절은 대충 훑어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하라. 그런 다음 다시 처음부터 읽어나가면 된다. 처음에는 애매하더라도 두 번째 읽을 때는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절이 많을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천천히 읽다 보면, 요점을 놓칠 우려가 있다. 우선 텍스트의 개요를 살핀 뒤 어려운 대목은 건너뛰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빨리 읽어나가는 편이 시간적 측면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다. 첫 단락과 끝 단락에 주목하라. 앞서 언급했듯이 첫 단락과 끝 단락에는 텍스트의 구조, 전체적인 결론, 주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 등이 요약되어 있다. 이상의 과정을 마친 다음 다시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어라.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너무 열중한 나머지 피곤해지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독서의 질이 독서시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학생들도 있다. 물론 철학 텍스트를 읽는 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있다. 게다가 다른 분야의 텍스트에 비해 철학 텍스트는 읽는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린다. 그러나 꾸벅꾸벅 졸면서 억지로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중간에 20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편이 낫다. 몇몇 유명한 철학자들은 산책을 하면서 사색에 잠기곤 했다. 토머스 홉스는 밖에서 산책하는 동안 떠오른 생각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필기구를 갖춘 지팡이를 고안하기도 했다. 독서를 하면서 짬짬이 산책을 하면 심신을 상쾌한 상태로 회복할 수 있으며, 방금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곱씹어볼 수도 있다. 산책 외에 달리기나 수영 혹은 체육관에서 하는 운동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