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The Book of Changes에 관하여
『주역周易』의 저자에 대한 전설은 이렇습니다. 기원전 29세기경 뱀의 몸을 갖고 태어난 제왕 복희씨伏羲氏가 황하黃河에서 출현한 용마龍馬의 등에 있는 무늬를 보고 계시를 얻어 8괘를 만들고, 이를 발전시켜 64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자에 대한 또 다른 설에 의하면 복희씨가 8괘를 만들고 신농씨神農氏가 64괘로 나눈 것에 주나라 문왕文王이 괘사卦辭를 붙였으며, 그 아들인 주공周公이 효사爻辭를 지어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전설은 또 있는데, 서주西周 후기, 제사와 점복占卜을 담당하는 사관史官들이 점복과 관련된 역사자료와 생활경험, 인생철학 등을 모아 편찬한 점복서가 바로 『주역』이라는 것입니다. 사마천司馬遷은 복희씨가 8괘를 만들고 문왕이 64괘, 괘사와 효사를 만들어 『주역』을 완성했다고 『사기史記』에 기록했습니다. 학자들은 사마천의 기록을 더 신뢰하는 것 같습니다.
『주역』은 모두 64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괘卦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64章이 아니라 64卦(trigram)이며, 8괘를 두 번씩 사용해서 만들 수 있는 최대의 값입니다. 양과 음의 두 가지 기호인 효爻(양효-, 음효--)를 세 개씩 사용해서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2의 세 제곱인 8이고, 이를 다시 두 개씩 사용해 두 제곱으로 만들 수 있는 경우가 64인 것입니다.『주역』을 두 권으로 보고 30장까지를 상경上經, 그 이하를 하경下經으로 구분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64장에는 각기 건乾, 곤坤, 둔屯, 몽夢 등의 제목이 붙어 있으며, 이를 64가지 괘의 명칭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입니다. 64장은 대개 7행의 본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행을 괘사卦辭라 하고, 나머지 6행을 여섯 개의 효爻에 대한 개별 설명으로 이해하여 효사爻辭라고 합니다. 본문 외에 ‘열 가지 날개’라는 뜻의 십익十翼이 붙어 있는데, 십익은 본문 7행에 대한 각주이자 풀이에 해당하며, 단전彖傳 상, 하, 상전象傳 상, 하, 계사전繫辭傳 상, 하, 문언전文言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의 열 가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본문의 주석에 해당하는 십익이 본문보다 양도 많고 훨씬 복잡합니다.
『주역』에 붙어 있는 단전彖傳, 상전象傳 등의 십익十翼은 공자孔子가 지었다고 전하여져서 공자십익으로 알려졌지만,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이르러 그 대부분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십익에는 공자 이후 시대인 전국시대 후기나 진한시대와 관련된 내용이 많으며, 다른 중국 문헌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기에 걸쳐 여러 사람들이 끼워 넣었거나 순서를 바꾼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오늘날의『주역』에는 십익 중 문언전, 단전, 상전 중 각 괘에 해당하는 내용이 본문과 함께 실려 있고, 나머지 부분은 별도로 독립되어 있는데, 이는 한漢나라 때에 체계화된 것입니다.『주역』의 본문에 8괘를 기본으로 하는 괘상이 붙은 이후에 십익이 추가된 것입니다.
여덟 개의 괘는 건乾, 태兌, 리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이며, 각각 자연과 숫자(순서대로 1-8)를 상징합니다. 여덟 가지의 괘가 후일에 덧붙여진 것으로 보는 이유는 8괘와 1-8의 숫자가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주역』의 어디에도 건乾은 1, 태兌는 2, 리離는 3, 진震은 4, 손巽은 5, 감坎은 6, 간艮은 7, 곤坤은 8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8괘와 숫자를 연결시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이득은 점占을 칠 수 있는 것인데,『주역』은 점을 치기 위한 교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