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이란 단어를 많은 다른 방식들로 사용한다. 좋아하는 햄버거나 텔레비전 방송처럼 사소한 것을 포함하여 성적 욕망을 표현할 때도 사용한다. 짧은 순간에 체험하는 강한 애정, 의존 혹은 아집의 감정, 그리고 평생 헌신하려는 의지에도 사용한다. 이런 것들에 사용되는 단어가 모두 다르다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신약의 그리스어에서 사랑은 성적인 사랑(에로스eros), 친구 간의 사랑(필로스philos), 그리고 이타적인 정신적 사랑(아가페agape)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리고 더 오래 전에 고대 그리스어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을 의미하는 더 많은 단어들이 있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가 무엇이든 간에 진정한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른 사람들을 깊고 자애롭게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흔히 고객은 심리치료를 받을 때, 어느 곳에서보다도 더 깊이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때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받는다. 하지만 심리치료사는 보통 자신이 사랑을 베푼다고 여기지 않는다. 사랑이란 단어가 다른 의미와 혼동되기 쉬우므로 사실 많은 심리치료사들이 그것의 사용을 꺼린다. 하지만 심리치료사는 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지배하거나 조정하려는 의도 없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이해하려 한다. 즉 심리치료사는 고객이 특정 조건을 갖추고, 자신이 용인하는 선택을 하거나 자신
이 원하는 대로 해야만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심리치료사는 고객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자신의 웰빙과 행복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할지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이 때문에 치료의 관계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치료받을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틀리지 않다. 그런 이해가 사랑의 진정한 본질인 까닭이다. 치료받을 때를 제외하면 우리가 접하는 사랑은 기대와 조건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하면 우리는 그들이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며 심기가 불편해지거나 긴장하기까지 한다.
때때로 우리는 사랑의 본질을 규정하는 것이 그 사랑의 대상, 즉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사람이 매우 특별하기 때문에 사랑한다. 심지어 그런 사랑은 특별하기에 숭고하다고 상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랑의 대상은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에 가깝다. 그런 사랑은 쉽게 변해서 흔히 하룻밤 사이에 본성을 드러내며 증오로 변하기도 한다. 진정한 사랑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해하고 또 계속해서 이해하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사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아집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해하는 것은 지속적이고 진실한 의도다. 이 말은 설령 이해하지 못할 때에도 마음의 문을 열어두고 이해할 때까지 그 사람의 의식 속에 있는 정원의 모든 씨앗을 지켜보려는 의도가 있다는 뜻이다. 또 이해한다고 생각할 때도 현재 이해한 수준에 멈추지 않고 계속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즉 그 사람을 꾸준히 지켜봄으로써 그 사람을 전에 없이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때 우리가 실제로 인지하는 것은 흔히 나의 의식 속에서 싹트는 자신의 습관 에너지다. 누군가 한 번 어떤 식으로 행동하면 우리는 지금도 그 사람을 그런 식으로 인지한다. 우리는 그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을 이전에 그에 대해 인지했던 시각으로 보려고 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누군가와 닮았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방금 만난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그러나 과거를 바탕으로 한 인지는 현재에 일어나는 일을 왜곡시킨다.
소매치기가 성인을 바라볼 때 성인의 주머니만 본다고 한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이라는 왜곡된 렌즈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본다. 완전한 붓다를 만났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일반적인 기대를 기준으로 삼아 그를 바라볼 것이다.
사랑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피하고 행복해지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행복을 찾고 고통을 피하는 방법도 우리가 그러하듯이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기본 목표와 기본 본성은 같다. 진정한 사랑은 자부심이나 이기심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이기심이 없는 것이 도덕적으로 더 숭고하기 때문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 화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무아, 즉 다른 존재와 분리되지 않은 본질을 볼 때 우리는 사랑이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이며 유일하게 의미 있는 일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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