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자유롭게 사는 방법
‘외화이내불화外化而內不化’란 겉모습은 다른 사람과 같아야 하고, 마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간섭이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는 장자가 말한 최상의 개념이다. 살아가는 동안 외부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장자는 수련할 때 주의할 점을 당부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도 나를 더 분발하게 하지는 못하며,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비난한다고 해도 나를 의기소침하게 하지는 못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은커녕 한 반의 학생 50명 정도만 칭찬해줘도 우쭐해진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교사 본연의 자주적인 모습이 흔들리게 된다. 나는 미국 유학시절에 있었던 일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한 번은 교수님이 명강의를 해주셨다. 수업이 끝나자 백 명 정도 되던 학생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 일이 번거로워졌다. 왜일까? 그 후 교수님은 매번 수업
이 끝나면 가만히 서서 학생들이 박수치기를 기다리셨다. 때로 학생들은 지나치게 냉정하고 솔직했다. 그날 수업이 별로였다고 생각하면 박수를 치지 않았다. 그럼 교수님은 기운이 빠진 채 강의실을 나가셨다. 이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외부의 영향에 너무 약하다. 저명한 대학의 명교수도 이렇듯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학생들이 박수를 치면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박수를 받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장자처럼 세상 사람들의 행동에 신경 쓰거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지, 자신의 삶, 자신의 일을 어떤 태도로 대면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때 비로소 생명은 진정한 독립적 가치를 갖게 된다.
장자의 사상은 다음의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로 자기와는 안安해야 하고, 두 번째로 남과는 화化해야 하며, 세 번째로 자연과는 락樂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도와는 유遊해야 한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러하다. 자신을 대할 때는 무슨 일이 생기든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일단 무슨 일이 발생하면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그냥 편하게 그것이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특별히 우쭐댈 것도 불평할 것도 없이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는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 이는 사회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데 분명 중요한 문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장자와 노자의 사상에서 교훈을 얻어 경쟁을 초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노자는 “무위이무불위야無爲而無不爲也”라고 했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일까? 애써 뭔가를 하려고 들지 말라는 뜻이다. 모든 일이 그냥 되어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두면 된다. 반대로 뭔가 일부러 하려고 들면 잊고 빠뜨리는 쪽이 더 많거나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 일이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억지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일은 저절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장자도 노자와 유사한 말을 했다. 장자는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저 자신의 삶을 평안하게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만 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그다음에 가야 할 길이 저절로 보인다고 했다. 사실 장자도 쓸모 있음과 없음에 대한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장자는 인간에 대한 투철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은 쓸모 있음과 없음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사람은 언제나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가 위험한지, 현재 전체적인 환경은 어떠한지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장자는 후세에 매우 큰 교훈을 준다. 나중에 위진시대의 신도가는 추상적인 이론만 논하고 실제의 삶이나 사회문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등 많은 비판을 들었다. 사실 이런 비판은 지나친 면이 있다. 목숨을 부지하기조차 쉽지 않았던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대개 선택은 어려운 일이고 유일한 기준은 존재하기 힘들다. 그 기준은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처세의 지혜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