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우리의 육감六感
불교에서는 사람에게 여섯 가지 감각이 있다고 말한다. 그중 여섯 번째 감각은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우리의 마음이다. 듣고,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몸의 감각을 느끼는 것 외에 육감, 즉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이것은 마음의 과정을 보는 독특한 방법이다. 생각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는 정말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하는가, 아니면 생각이 우리의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것일 뿐인가? 그렇다. 어떤 관심사, 예를 들면 풀어야 할 문제나 답하고자 하는 질문을 향해 의식을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생각을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생각하는가, 아니면 생각 자체가 저절로 떠오르는 것인가?
시각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눈이 빛과 접촉해서 전기화학적 신호를 뇌에 보낼 때, 우리가 어떤 것을 ‘보는가’, 아니면 보는 것이 단순히 일어나는가? 특정 시각적 대상에 자신의 주의를 기울인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보고 있는가 보는 것이 단순히 발생하는 것인가? 이는 청각에서도 마찬가지다. 특정 소리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들을 수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듣고 있는가 듣는 것이 단순히 발생하는 것인가?
실제 경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는 어떤 면에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발생하여 잠시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유기적인 현상이다. 그것들은 자아가 없고 비영구적이다. 그것들은 존속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행하지 않는다. 단지 광경과 소리 그리고 생각이 발생할 뿐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런 현상들은 그냥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깜짝 놀랄 만한 암시가 담겨 있다. 이것은 어떤 조건이 생길 때마다 생각이 일어남을 의미한다. 이것을 막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빛이 망막에 닿고 그 신호가 뇌로 전달될 때 보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생각 또한 막을 수 없다. 생각은 그냥 발생한다. 생각은 단지 일어날 뿐이다. 뒤에서 이와 관련된 실험을 할 테지만, 우리는 이런 현상을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봤자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오만상을 찌푸리며 중국이란 나라로 곧바로 가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면 에너지만 소모될 뿐이다. 진리란 강은 흐르고, 비는 내리고, 나무에는 이파리가 나며, 뇌가 생각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피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이런 일들은 지속될 것이다.
우리에게 근심이 있을 때, 사람들은 선의로 “근심을 당신 마음에서 몰아내세요. 그냥 생각하지 마세요” 하고 말한다. 그러나 생각은 자동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때에도 생각은 여전히 일어나며, 더욱이 생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피하려고 한다는 생각까지 더해진다. 그러면 우리는 긴장하게 되고 소모적인 싸움으로 자신을 몰아가게 된다. 우리가 생각을 인정하든 안하든 생각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자신의 의식을 전쟁터로 몰아넣기만 할 뿐이다.
생각실험
위와 같은 사실을 생각 실험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지시를 읽고 눈을 감는다. 눈을 감는 순간 전력을 다해 이 지시를 따른다. 준비되었나? 지시는 다음과 같다.
날아가는 돼지들에 관해 생각하지 마라. 30여 초 뒤 실험을 중단하고 눈을 뜬다. 자 이제 해보자. 다음 두 가지 중 하나가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날아가는 돼지들에 관해 그들이 생각하고 있음을 이내 발견한다. 얼마나 낯선 일인가! 우리는 날아가는 돼지에 관한 생각을 자주 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의식 속에 있는 날아가는 돼지들에 관해 생각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더러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성공했다고 말한다. 날아가는 돼지들에 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약간 미묘한 문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 해당한다면 자신에게 다음의 간단한 질문을 해보라. 날아가는 돼지에 관해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처음부터 우리의 생각 어딘가에 ‘날아가는 돼지들’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공한 것은 우리의 일부가 날아가는 돼지들이라는 생각을 사용해서 그 돼지들이 우리의 의식 속에 존재하고 있었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면 우리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바로 그것을 참고해야만 한다! 다시 말하면 어찌 되었든 머릿속 어디엔가 그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 실험에서 성공이란 곧 실패를 의미한다. 실패했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이 실험은 단지 우리의 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생각하지 말자는 소용없는 짓을 하는 대신 우리는 우리의 의식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