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습관 에너지 다스리기
행복에 상반되는 방식의 행동을 하게 될 때나 단순히 습관이 너무 굳어져서 바꾸지 못할 때는 ‘다투지 않기’를 연습해야 할 중요한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일에 이미 지쳐 있을뿐더러, 이러한 강박이 소용없다는 것 또한 깨달았을 것이다. 사실 몸부림을 치면 칠 수록 상황이 더 나빠진다. 다투는 것은 우리를 더욱 긴장시키고 원치 않는 행동을 계속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나쁜 습관과 다투면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지만, 다툼은 저절로 지속되어 더 많은 다툼을 낳게 된다. 다툼을 걸면 우리는 점점 더 행복에서 멀어질 뿐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자신의 행동에 절망하거나 습관과 다투는 것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다. 습관과 다투는 대신 마음챙김으로 습관 에너지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수용적 태도로 지금 일어나는 일을 의식하기만 하면 된다. 눈앞에 일어나는 일을 분명히 그리고 자애롭게 바라보자. 원치 않는 행동을 유발하는 외적 요인이 무엇인가? 계속해서 우리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내적 요인인 생각과 감정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몸의 어떤 부분에서 습관 에너지가 꿈틀거리는지 느끼는가? 그리고 그 감각은 정확히 무엇인가? 습관 에너지를 그대로 두면 무슨 일이 발생하며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가? 지금은 무슨 일이 생기고 있으며 나중에는 무슨 일이 생기는가?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자. 자신의 호흡을 의식하면서 평온하고 분명하며 고요하게 이 모든 것을 살펴보자. 화가 나고 혼란스러우며 번민하는 마음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마음챙김으로 생기는 에너지를 스스로 계속 유지하면 지금은 불가능해 보여도, 어느덧 변화와 행복이 가능해진다.
물질을 남용하는 습관
약과 술 또는 담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일은 반드시 고쳐야 할 가장 위험한 습관이다. 붓다는 기본 계율인 다섯 가지 계율(五戒) 중 하나로 취하게 만드는 것을 마시지 말라(不飮酒)고 가르쳤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중독성이 있는 물질을 접할 기회가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우리가 알기로는 붓다가 살던 시대에는 코카인이나 필로폰 같은 마약이 없었다. 마약은 중독성이 매우 강해서 실험동물은 마약을 얻으려고 죽음까지 무릅쓴다.
어느 날 레베카라는 한 여성이 음주 습관을 고치기 위해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미 알코올 중독자 갱생회에 도움을 청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처음에 우리는 이 문제를 직접적인 방법으로 다뤘다. 현대 연구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알려진 방법에 따라 그녀의 문제를 고쳐보려고 한 것이다. 나는 변화에 대한 그녀의 각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고, 동기 유발을 돕기 위해 개입하기도 했다. 또한 변화를 위한 기술과 전략에 대해서도 의논해보았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레베카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그녀는 한동안 술을 끊거나 줄이기도 했지만, 이내 원래의 음주 수준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밝히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레베카보다 쉽게 자신들의 중독성 행동을 고친다. 사람들은 대부분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중독성 행동을 고칠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상담 심리치료사들은 대개 레베카 같은 고객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레베카와 나는 음주 문제에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발짝 물러서고 싸움을 멈추었다. 때때로 음주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는 했지만, 그녀가 원할 때에만 음주 문제에 관해 말했을 뿐 강요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치료시간에 어떤 주제라도 마음을 챙겨 그것에 집중했다. 그녀가 겪는 그 밖의 어려움이나 어린 시절에 관해 대화했다. 레베카의 내면 세계를 밝혀내기 위해 그녀의 꿈을 분석하기도 했다. 우리는 조금씩 음주 습관과 그녀와 관련된 상처와 약점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아주 천천히, 우여곡절 끝에 우리의 관계가 진전을 보였고 그녀의 음주 습관도 개선되었다.
오늘날의 치료사들은 매우 교묘하고 기술적인 방법을 사용하지만, 레베카를 변화시킨 진짜 치료법은 그녀의 음주 습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멈추고 마음을 챙겨 함께 치유하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레베카는 내가 그녀를 평가하거나 변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고 믿게 되었다. 치료 과정 막바지에도 그녀는 여전히 술을 마셨지만, 전보다 양이 훨씬 줄었다. 어쩌다 한 번씩 과음했으나 그럴 때는 운전이나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으며, 술 때문에 생기는 위험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중독성 행동을 고치는 효과적인 방법은 치열한 싸움을 멈추고 강력한 훈련에 대항해 싸우지 않으며 삶의 긍정적인 면을 즐긴 것이다. 이는 레베카가 스스로를 자애롭게
바라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과식하는 습관
현대인은 어릴 적부터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살이 쪘다고 크게 자책하지만, 사실 비만의 원인에는 환경 및 유전적인 요인을 포함하여 많은 요인들이 있다. 우리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믿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우리 몸은 지방을 축적함으로써 기근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우리가 음식을 쉽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말이다. 현대의 사회생활은 활동적인 일보다는 음식과 술 위주로 돌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살이 찔 위험에 처한다. 비만인 사람은 탈수 상태의 사람이 물을 애타게 찾듯 음식을 갈망한다. 이는 강력한 욕구다.
우리는 음식을 먹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해야 포만감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빨리 먹게 하는 환경은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흔히 우리는 견과류의 껍질을 까든가 고기를 자르는 등의 수고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는 노력이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가운데 한 손을 사용하여 정신없이 음식을 먹는다. 식품업계는 어떻게 하면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늘 연구한다. 또한 그들은 의도적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식품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이 먹게 된다.
그렇다고 식품회사를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은 단지 이윤을 내려고 하는 것뿐이다. 단,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금, 설탕, 지방을 잔뜩 넣어 엄청나게 중독성이 강한 식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재료들은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먹으면 먹을수록 더 많이 먹고 싶어진다. 이런 식품을 많이 먹게 되면 우리의 정신 회로는 갈망의 습관 에너지를 점점 더 강화시킨다(Kessler 2009).
다이어트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잠시 몸무게가 빠졌다가 다시 고스란히 돌아오거나 오히려 조금 더 늘기도 한다. 따라서 일시적인 다이어트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고치고 음식에 대한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이 요구되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비만과 싸우고 있다면, 여러분 자신을 책망해봐야 소용없다. 그런 식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다이어트는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여러분의 체중이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여러분은 몸무게를 줄일 수 있겠지만 이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여러분은 계획을 수정하여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끈질기게 반복하면서 습관 에너지를 건설적인 무엇인가로 바꿔야 한다. 흔히 완벽하게 날씬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한다. 이런 생각은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체중을 조금씩 줄이고 건강해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과식하는 습관을 버리기 어렵다는 걸 깨닫고 계획을 세워 죽자 살자 전력을 다해 그 계획에 따를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한다. 보통 몸무게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거나 심지어 상태가 더 나빠지고 완전히 포기해버린다. 이럴 때 마음챙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입씩, 한 모금씩 의식하면서 더 천천히, 마음을 챙겨 먹는 법을 배워보자.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희생해야 한다고 느끼는 대신에 마음챙김을 통해 더 즐겁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고치기 어려운 과식 습관을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