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도서출판 지와 사랑)

 

 

 

 

 

착한 노란 콩, 나쁜 검은 콩

 

송나라 구양수는 장구령이 말한 네 가지 수신을 요약하여 “안으로는 마음을 바르게 하고 밖으로는 용모를 바르게 한다”라고 했다. 옛사람은 마음과 용모를 바르게 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명나라의 서보는 어릴 때부터 신중하게 행동하고 조심스럽게 말했으며 인품을 갈고 닦아 선을 쌓고 악을 눌렀다. 그는 선조들이 했던 방법을 따라야 했다. 두 개의 병 중 한쪽에는 노란 콩, 다른 한쪽에는 검은 콩을 채웠다. 선한 생각, 선한 말, 선한 행동을 했을 때는 노란 콩을, 악한 생각, 거친 말, 악한 행동을 했을 때는 검은 콩을 넣었다. 처음에는 노란 콩보다 검은 콩이 많았지만 악을 누르고 선을 행하려고 노력한 결과 두 종류의 콩이 비슷하게 채워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행이 늘어 결국 노란 콩이 많아졌다. 서보는 화개전 대학사라는 관직에 올라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을 쌓고 악을 제하며 수신양성에 힘썼다.
주나라의 예악과 법도를 제정한 주공은 생각 한 끗 차이로 성인이 될 수도 있고 망나니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도덕 수양, 내적 평안, 염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덕으로써 하늘과 어울리고 어디서든 깊은 우물 앞에 서 있듯이, 살얼음판을 걷듯이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대하고 일을 처리할 때 이러한 태도를 취하면 하늘은 계속해서 신뢰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또한 군
자는 낮에 부지런히 고군분투해야 하고 밤에도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시시때때로 경계하고 두려워하면서 자신을 성찰할 때에만 위험에 처했을 경우에도 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윤리 도덕의 출발점, 기소불욕 물시어인

공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서려면 남을 세우고, 내가 영달하려면 남을 영달하게 해야 한다.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즉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남도 하게 하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남도 이루게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1993년 8월 28일부터 9월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세계종교대회가 열렸다. 6500명의 대표들이 ‘글로벌 윤리선언’을 제정하고 통과시켰다. 이 회의에서 사람들은 공자의 말을 비롯하여 각 종교의 세계관과 교리를 뛰어넘는 황금률을 채택했는데 다음과 같다.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공자). 내가 다른 사람에게서 당하기를 원치 않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행하지 마라,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기독교). 너희들 중 형제가 원하던 바를 얻었을 때 기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신도가 아니다(이슬람교). 스스로 즐겁고 기쁘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단 말인가(불?교)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도덕의 핵심이다(힌두교). 이들 황금률을 보면 공자는 여덟 자의 짧은 문장으로(己所不欲 勿施於人) 다른 종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표현했다. 또한 공자가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에는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바로 자신의 마음에 견주어 남의 마음을 헤아리라는 말이다.
기소불욕 물시어인, 즉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은 모든 윤리 도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 원칙은 작게는 인간과 인간의 교류에서, 크게는 국제관계의 교류에까지 폭넓게 적용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게 얕보이고 싶지 않으면 다른 나라를 얕보지 말아야 한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다른 나라의 도움을 원한다면 다른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먼저 도와야 한다. 이와 같이 계속 확장하면 우리 삶에서 당면하는 많은 문제들도 ‘기소불욕 물시어인’의 정신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이 문장은 관용과 평화를 사랑하게 하고 남의 의중을 헤아리게 한다. 또한 선량한 마음을 품게 하고 즐겁게 남을 돕게 하며 거리낌이 없는 마음과 고매한 인격을 가지게 한다. 90여 년 동안 살면서 풍부한 인생 경험을 쌓은 지셴린이 “공산주의 사회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기소불욕 물시어인’을 실천했을 때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한 것은 당연하다. 유학 경전에는 기소불욕 물시어인처럼 통찰력 있는 말들이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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