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지와 사랑의 신간 <법왕 달라이 라마> 중에서

진정한 연민, 만인에 대한 평등, 자신의 이기심 점검하기
진정한 연민
진정한 연민은 단순히 정서적인 반응이 아니라 이성에 기초한 확고한 헌신입니다. 그러므로 타인에 대한 진정한 연민의 태도는 그들이 부정적인 행동을 할지라도 변치 않습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을 열망하고 행복을 얻을 동등한 권리가 있다는 걸
인식한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보편적인 이타심을 키워나가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또한 생겨납니다. 그들이 문제를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싶은 바람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바람은 대상에 따라 선별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됩니다.
만인에 대한 평등
그들이 여러분과 똑같이 희로애락을 느끼는 인간이라면, 사람을 차별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관심을 놓아버릴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이러한 연민이 우리의 힘, 인내심, 시간 속에서 자라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의 자기중심주의, 자립적이고 자존적인 ‘나’에 대한 집착이 기본적으로 연민을 방해합니다. 실제로 진정한 연민은 이러한 종류의 자기 욕심이 제거되었을 때만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작해서 발전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우선 우리는 연민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방해물은 분노와 증오입니다. 잘 알다시피 이러한 감정은 너무 강력해서 우리 마음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감정들은 통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통제되지 않을 경우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은 쉽사리 우리를 괴롭히고, 사랑하는 마음이 주는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를 방해할 것입니다.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적이 우리를 해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에는 그들의 파괴적인 행위로 자신들만 다치게 될 뿐이라는 점을.
자신의 이기심 점검하기
보복하고 싶은 우리의 이기적 충동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연민을 실천하려는 자신의 욕망을 상기하고, 타인이 자기 행위의 결과로 고통받지 않게 도우려는 책임감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행동을 냉정하게 선택하게 되어 더욱 효과적이고, 정확하며, 강력한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분노에 눈이 먼 보복은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적은 나의 친구
연민과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관용의 실천은 기본입니다. 이런 이유로 적의 존재는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고요한 마음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사적이거나 공적인 생활 모두에서
상황이 바뀜에 따라 적이 친구가 되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친구를 원한다는 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종종 농담으로 정말로 이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매우 이타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잘 보살피고, 그들의 안녕에 신경을 쓰며, 돕고, 봉사하며, 더 많은 친구들을 만들고, 더 많이 웃어야 합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반면 우리가 다른 이들의 행복을 등한시할 경우 장기적으로 볼 때 실패자가 될 것입니다. 애정만이 진정한 친구를 만듭니다. 물질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돈이나 권력이 있을 때 많은 친구들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들은 진정한 친구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가 가진 돈과 권력의 친구인 것입니다. 우리가 부와 영향력을 잃으면 그들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상황이 호전되었을 때 우리는 혼자서 잘 꾸려간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어 친구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처지와 건강이 악화되면 그동안의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진정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과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순간을 준비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이타심을 키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