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깨우침의 의미
붓다는 자신이 인간임을 늘 강조했다. 인간으로서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우리가 알기를 바랐다. 실로 붓다가 신이었다면 신이 아닌 우리로서는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우리도 행복하고 평온하며 자비롭고 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가면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다비드David>를 볼 수 있다. 사진으로도 접할 기회가 많지만, 실제로 그 조각상 앞에 서게 되면 사진으로 볼 때와는 다른 감동이 생긴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눈시울을 적신 건 비단 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비드>로 이어지는 미술관의 긴 통로에는 그것만큼이나 놀라움을 안겨주는 미켈란젤로의 많은 미완성 조각상들이 있다. 각각의 작품은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들 하나하나는 갇힌 돌에서 튀어나오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이것이 조각가로서의 미켈란젤로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보인 정확한 이해였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전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대리석 안에 갇혀 있는 이미지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이 우리는 이미 붓다인 것이다. 우리 내면에 있는 행복한 사람으로서의, 지혜로운 사람으로서의, 친절한 사람으로서의 붓다를 자유롭게 하는 건 가능하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우리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틱낫한 선사는 말했다.
붓다가 될 능력이 없는 사람이란 없다. … … 자기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보석을 찾기 위해 세상을 샅샅이 뒤지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마라. 돌아와서 여러분
의 진정한 유산을 받아라. 자신 밖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 자에게 행복이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행복은 여러분 자신 속에 있다(틱. 낫한 1998, 175)
깨우침은 섬에 존재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미친 듯이 찾다가 마침내 절망하고 좌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시 멈추고 조금 쉬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그제서야 처음으로 섬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