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낱말과 신념의 덫에 빠지지 마라

 

붓다는 우리가 행복해지는 데 언어가 방해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언어가 경험을 직접 가리킨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언어 자체에 집착한다. 붓다는 이런 통찰을 독특한 방식으로 가르쳤다.
『뱀을 더 잘 잡는 법에 관한 경Sutra on the Better Way to Catch a Snake』에서 붓다는 세 가지 비유를 들어 영적 가르침의 본질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가르침이 뗏목과 같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으며, 또한 독사를 잡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첫째, 붓다의 가르침은 강을 건널 때 사용하는 뗏목과 같다. 사용하고 난 후에는 소중한 재산처럼 굳이 머릿속에 담아둘 필요가 없다. 뗏목은 이미 그 쓰임을 다 한 것이므로 버려두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물가에 그냥 두어라. 다시 말하면 가르침의 목적은 우리를 슬픔의 강가로부터 행복의 강가로 건너게 해주는 것이지, 뗏목 자체가 숭배나 존경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비유했다. 손으로 달을 가리킬 때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보게 하려는 것이다. 가르침이란 실체를 바라보는 방법과 실체를 다른 각도에서 더 깊이 파악하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가르침 자체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가르침 자체에 완고하게 집착한 나머지 그 가르침을 지키려고 싸우는 불행한 사람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보았다. 붓다는 우리가 이런 덫에 빠지지 않기를 바랐다.
마지막으로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이 독사 잡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뱀을 잡는 바른 방법은 갈래가 난 막대로 뱀의 머리를 땅에 찍어 누른 후, 손으로 머리를 낚아채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뱀이 제아무리 몸을 비틀고 버둥대도 물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꼬리를 잡는다면 뱀에 물리고 말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지 않고 지식을 실천하는 데 있다. 바른 방법은 그 지식을 행복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가르침은 위험할 수도 있다. 사람의 사고 및 언어 구조를 보면 가르침에는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행의 여러 단계들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을 보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 거란 예상이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길을 따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다음 단계, 또 그 다음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현재의 우리 모습에 실망해서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이는 현재의 순간을 자각하는 것에 반한다. 이는 행복에도 반하는 것이다.
얼마나 진전이 있는지 계속 평가하는 일은 우리의 정원에 있는 아름다운 꽃을 뿌리째 뽑아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과도 같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루어낸 ‘성과’를 확인하고, 우리의 능력이 신장되어 전에 못했던 일을 이제 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질 때 매우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뱀에 물리지 마라! 깨우침은 얻는 것이 아니고 수행이 비수행임임을 명심해야 한다. 목표를 지향하는 건 영적 수행 중에 생명을 교살하는 일이다. 그것이 우리의 행복을 교살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