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낭비하지 않기, 모두 다 최상이야

 

● ● 시간 낭비하지 않기

 

우리의 문화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이는 언제나 생산적인 일을 하고 무엇인가를 성취해야만 하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심오한 행복의 본질, 즉 붓다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행복을 알게 되면 시간 낭비란 이제껏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닐 것이다. 우리는 현재에 충실하지 않거나 마음을 열지 않을 때 시간을 낭비한다. 어떤 활동을 하느냐는 별로 상관없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의식하며 살아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더라도 소중한 시간인 반면, 책을 읽더라도 책에 충실하지 않고 그저 빨리 읽어버리려고 서두른다면 이는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어떤 불교 신자들은 우리가 지옥계, 축생계, 아귀계, 심지어 천신계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수백만 가지 생을 살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오직 인간의 삶에서만 성장하고 자비를 베풀며 행복하고 현명할 수 있다. 인간의 삶에서만 우리는 깨어 있을 수 있으며 붓다가 될 수 있다. 의식하지 않고 잠에 취해 있거나 마음이 닫힌 상태로 지금 하는 일과 이 순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인간으로 태어난 기회를 낭비하는 것이다.

 

● ● 모두 다 최상이야

선禪에 진전이 없어 실의에 빠진 한 학생이 있었다. 오랜 시간 명상했지만 아무런 발전이 없었다. 바뀌는 것도 없었고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사원에 필요한 음식을 구입하려고 시장에 갔다. 그가 상점 주인에게 최상품만 달라고 하자 상점 주인이 말했다. “모두 다 최상일세!” 바로 그 순간 그는 깨우침을 얻었다. 모두 다 최상이라는 것을 아는 건 모든 것에 대한 판단을 멈추고 현재 부족한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걸 중단하며 단순히 그 자체에 대한 체험에 마음을 여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경험을 상상 속의 이상과 비교하는 일을 멈추고 살아 있다는 그 자체로 위대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모두 다 최상이 된다.
물론 이 말은 우리가 보는 주변의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다. ‘완벽하다’는 말은 단지 우리가 그렇게 되길 바라는 상태를 의미할 뿐이다. 보는 행위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우리 주변의 소리가 늘 기분 좋은 건 아니지만, 듣
는다는 그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보고, 느끼고, 맛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만족을 주며 기적과도 같다. 모든 것이 그렇게 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만사가 원하는 대로 되어야 성이 차는 성향은 행복을 가로막고 매 순간 완전히 살아서 경험하는 데 우리를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하게 방해한다. 주변 환경이나 자신에 대해 완벽을 추구하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불완전함과 다투지 않기

나는 어렸을 적 즐거워야 할 순간에 엄지손가락에 생긴 거스러미가 신경 쓰여 유쾌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난 무슨 일에나 거슬리는 게 꼭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 꿈에 그리던 생일선물을 받았는데 건전지가 들어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멋진 자전거가 있지만 타이어에 펑크가 났을 수도 있다. 인생에는 늘 불완전한 무엇인가가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만 같다. 이런 불완전함에 집착하고 집중하면 불완전함이 우리의 의식을 완전히 점령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를 의식하지 않으려는 노력조차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우리를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시라노(추한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사랑을 고백한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주인공)의 큰 코가 거슬려서 보지 않으려고 하나, 결국 온통 이 코만 떠올리는 것과 같다.
이 모든 것의 공통 맥락에는 저항과 다툼의 요소가 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것과 맞서 다투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다툼을 시작하면 그렇게 다투는 자신이 싫어져 어려움이 몇 배로 증가한다. 슬픔, 분노 또는 당황스러움 같은 감정은 그 자체로 나쁜 건 아니지만 우리는 그런 감정 상태에 맞서 다투려고 한다. 행복해지는 것은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불완전성에 느긋해지는 것이다. 행복이란 불완전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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