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도서출판 지와 사랑)

‘종교를 위한 철학’을 제기한 아퀴나스
토마스 아퀴나스는 1224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아퀴나스와 아우구스티누스는 중세 유럽 기독교에서 가장 유명한 철학자이자 신학자다. 아퀴나스는 사상이 풍부하고 이론이 참신하여 새로운 사조에 잘 들어맞았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을 주소하여 스콜라철학의 이론체계를 새롭게 구성했다. 그는 문제를 논증할 때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술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했다. 평생 동안 열여덟 권의 대작을 남겼으며 대표작으
로 『대 이교도 대전Summa contra gentiles』, 『신학 대전Summa theologiae』, 『존재와 본질에 관하여De ente et essentia』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을 주소한 것 등이 있다. 특히 『신학 대전』은 가톨릭사상을 집대성한 책으로 가톨릭 신학의 경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아퀴나스는 ‘종교를 위한 철학’을 제기했다. 이성주의와 이중진리설이 더욱더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신앙이 이성에 우선하며 신학이 철학 위에 있다. 그래서 철학은 신학의 시녀 노릇을 해야 하며 신학을 위한 철학이 되어야 한다”라고 논증했다. 그는 이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성과 신앙, 철학과 신학이 구별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성과 철학은 이성적인 진리를 추구하고 신앙과 신학은 계시적인 진리를 추구한다. 그러나 이성과 신앙이 추구하는 두 가지 진리의 최종 실체와 원천은 모두 하느님에게서 나온다. 두 진리가 원칙적으로 모순이 될 수 없으며 신앙의 진리는 이성으로 이해되고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성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은 신앙뿐이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에 입각해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하고 모든 사물은 하느님이 무에서 창조한 것이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하느님은 모든 사물의 제1원인이다. 모든 사물은 형태와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사물의 제1원인은 하느님이기에 형태와 물질 또한 제1원인인 하느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세상의 모든 사물은 하느님이 무에서 창조한 것이다. 하느님은 영원하다. 따라서 세상의 창조가 시간의 시작이냐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단지 세계의 창조가 시간의 시작이라는 신성한 계시를 믿을 수밖에 없다. 우주의 체계는 등급제로, 가장 낮은 층에는 물, 흙, 불, 공기 네 가지 원소로 구성된 모든 사물과 대지로 이루어진다. 그 위층에 식물, 동물, 사람이 있고 사람은 만물의 중심이다. 천체는 지구에 머무르는 정신적인 실체다. 가장 높은 층에는 온 우주가 추구하는 최고 목적인 삼위일체의 하느님이 계신다. 아퀴나스는 교회의 권력이 최고 권위를 가진다는 주장으로 교회를 옹호했다. 즉 하느님이 인간보다 높고, 영혼이 육체보다 높은 것처럼 교회도 세속국가 위에 있다는 것이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전 세계의 권력이 그의 아래에 있다. 따라서 국가는 반드시 교회에 복종해야 하고 국왕도 교황에게 복종해야 한다. 또한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세상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세상에서 누리는 행복은 결코 최고의 행복이 아니다. 천국에서의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 잠잠히 하느님을 바라보며 영혼의 구원을 얻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누리는 최고의 행복이다. 최고의 행복을 추구하는 건 사람의 자연적인 욕망이자 인생의 최종 목적이다. 또한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 행위가 최고의 행복 추구에 도움이 되었느냐에 달려 있다. 최고의 행복, 즉 하느님을 추구하는 행복을 방해하는 모든 이교 행위자를 교적에서 제명하고 화형에 처해야 한다.
종교 재판소는 아퀴나스의 이 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가톨릭교회는 아퀴나스의 신학을 가톨릭의 공식 신학으로 지정하고 지금까지도 지침으로 삼고 있다. 1323년 교황은 그를 성도聖徒로 추서하며 교회의 정신적 지주로 삼았다. 이로써 가톨릭 신학은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었다. 1274년 1월, 아퀴나스는 교황 그레고리오 10세의 초대를 받아 리옹에서 열리는 종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으나 도중에 병에 걸려 사망했다. 1879년 교황은 “그의 학설은 가톨릭교회에서 유일하게 진실한 철학이다”라고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