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장자가 말했다.

 

“옛날에 가假라는 나라에 임회林回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 사람은 도망칠 때 귀중한 보물은 버리고 어린아이만 업고 갔다. 사람들은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물었다. ‘왜 금은보화도 마다하고 아이만 업고 가시오?’ 그러자 임회가 말했다. ‘보물이 이익이라면 아이는 본성에 해당하기 때문이라오.’ 이처럼 이익은 후에 재난이 닥치면 갈라설 수 있지만 본성은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절대 떨어지지 않고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어서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지교담약수君子之交淡若水, 소인지교감여례小人之交甘如醴” 즉 군자 사이의 사귐은 물과 같아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반면 소인배 사이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콤하지만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군자는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지만 소인은 늘 이해를 따지므로 이득을 볼 때는 좋지만 일단 이해가 어긋나면 바로 등을 돌린다. 이어 장자는 옛날이야기를 하나 더 했다.  한韓나라와 위魏나라가 변경을 두고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자화자子華子가 한나라의 소희후昭僖侯를 찾아가 말했다.

“각국이 협의했다고 칩시다. 그리고 이 협의서를 먼저 손에 넣는 사람이 천하를 호령하는 것으로 하죠.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왼손으로 이 협의서를 잡으면 오른손을 잘라버리고, 오른손으로 잡으면 왼손을 잘라버리는 겁니다. 이래도 그 협의서를 갖고 싶소?”

 

다시 말해서 이 협의서를 손에 넣으려면 반드시 한쪽 손을 희생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소희후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천하를 못 얻는다 하더라도 내 손을 지키겠소. 천하는 외적인 것이지만 손은 내 것이오.”

 

자화자는 그의 대답을 분석해주었다.

“결국 천하를 갖는 것보다 두 손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그것이 손이 아니라 몸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천하와 비교한다면 한나라는 그중 작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한나라 전체와 비교하면 지금 싸우고 있는 변경의 땅은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지요. 그런데도 그 작은 땅 때문에 매일 근심에 싸여 몸을 상하게 한다면 수지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납득한 소희후가 말했다.

“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말렸지만 당신의 말이 가장 설득력이 있소. 당신은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오.”

사람은 때로 어떤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끝내 그 목표를 달성하지만, 달성한 후에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이 쉽지 않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어떤 이득이든 얻으려고 한다면 그전에 반드시 저울질을 해봐야 한다. 당신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르는 대가와 그 목표를 이룬 후에 얻게 되는 기쁨 중에서 무엇이 큰지 말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모든 일에는 이득과 손해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이득만 얻고 손해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이것이 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바이다. 사람들은 점을 봐서 자신이 결정한 일의 당위성을 찾고자 하며, 하는 일마다 형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장자는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장자는 운이 아주 좋은 아들 때문에 눈물을 흘린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했다. 장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저자소개: 푸페이룽 傅佩榮
1950년에 태어난 푸페이룽은 타이완대학 철학대학원 석사, 미국 예일대학 철학박사이다. 타이완대학 철학과 학과장 및 철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벨기에대학,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타이완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페이룽은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교수로, 타이완 『민생보民生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교수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교육부에서 수여하는 우수 교육자상, 『성공한 인생成功人生』으로 타이완 문화예술 분야 국가문예상, 『천론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해석儒道天論發微』으로 중정中正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현재까지 타이완에서 백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전통 경전 연구에 몰두하여 기존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한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논어』, 『맹자』, 『노자』, 『장자』, 『역경』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였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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