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이득과 손해는 사실 매우 복잡한 문제다. 유가에서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주장한다. 이익을 발견했을 때 이것을 가져도 될까를 고민하는 것이 유가의 사고다. 반면 도가는 ‘견리사해見利思害’를 주장한다. 이득이 생기면 그로 인한 손해가 없을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득과 손해는 때때로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도가사상의 특징이다.
이득이 생기면 발생할 손실도 고려하라! 왜 그래야 할까? 그 연원을 밝히려면 노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손해를 피하고 이득만 취하는 방법
노자는 혼란에 빠진 세상을 보며 이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고민했다. 그는 우선 세상이 왜 혼란해졌는지를 생각해보았다. 혼란은 인간에게서 비롯되지만, 인간은 세상 만물의 으뜸[萬物之靈]으로 본래 영리한 존재다. 힘을 겨룬다면 소보다 못하고 달리기를 한다면 말을 따라잡을 수 없지만, 인간은 인지력과 복합적인 사고력을 지니고 있어서 만물의 으뜸이 되었다. 어린 시절 처음 글자를 배울 때, 그림을 보며 글자를 익히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고양이 그림 아래에 귀여운 애완동물이라고 적고, 사자 그림 아래에는 무서운 맹수라고 쓴다. 만약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동물원에 간 한 어린이가 사자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해 곧장 달려가 안았다고 하자. 그다음 장면은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에 가서 제일 먼저 구별하는 것을 배운다. 무엇이 우리에게 득이 되고
해가 되는지, 무엇이 먹을 수 있고 먹을 수 없는지, 무엇이 안전하고 위험한지, 인류는 이 모든 것을 구별할 수 있었으므로 발전을 거듭하며 생존해 왔다. 그러나 구분을 지으면 욕망이 따르기 마련이다. 당신이 일단 황금과 돌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신은 황금을 원할 것이다. 이번에는 다이아몬드와 황금을 비교해 보자. 다이아몬드가 황금보다 좋다고 판단하면 당신은 다이아몬드를 더 갖고 싶어 할 것이다. 당신의 구분이 더 상세해질수록 욕망 또한 더욱 복잡해지는데 이는 인간세상의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노자는 인지력으로 구분하는 것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면 구분하는 행위가 욕망을 이끌어내고, 그것이 다시 싸움을 야기하여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분하는 능력을 높이고 인지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피해가면 된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한다면 피하면 된다. 오래된 중국 속담 중에 머리를 내미는 새가 총에 맞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되도록 나서지 말며, 그것이 안 된다면 최소한 너무 서둘러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지 마라. 그럼 적어도 재난은 피할 수 있다. 사람들이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 속에서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이렇게 말했다.
“역사가 인류에게 주는 유일한 교훈은 바로 아무런 교훈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간이 결코 재난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발생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계속 반복되며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다. 노자와 장자는 재난을 피하고 더욱 평탄한 생활을 영위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단순히 재난을 피하는 데에만 유용했다면, 그들은 그저 사려 깊은 책략가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인지에는 세 번째 단계가 있다고 했다. 계명啓明, 즉 자각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도의 견지에서
만물을 관찰하는 것이다.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다면 더 이상 사소한 문제를 따지지 않는다. 사소한 요소들은 이미 전체와 융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해를 따지기에 앞서 노자와 장자의 가르침을 거론하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어떤 이득을 발견했을 때 그 뒤에 후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영광을 좇으려다가 도리어 모욕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득이 있을 때는 반드시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이득이 있을 때 그 해로움을 생각하고, 영광을 좇다가 모욕당하는 것을
피하며, 얻음이 있을 때에 잃음을 준비하라.
‥‥‥ 노장의 지혜 ‥‥‥
유가는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한다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주장한다. 반면 도가는 이익을 보면 그 해로움을 생각한다는 견리사해見利思害를 주장한다. 이러한 도가의 주장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득이 있으면 반드시 손실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생활 속 어디에서나 도사리고 있는 이익의 유혹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장자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이끌어 줄까?
저자소개: 푸페이룽 傅佩榮
1950년에 태어난 푸페이룽은 타이완대학 철학대학원 석사, 미국 예일대학 철학박사이다. 타이완대학 철학과 학과장 및 철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벨기에대학,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타이완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페이룽은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교수로, 타이완 『민생보民生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교수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교육부에서 수여하는 우수 교육자상, 『성공한 인생成功人生』으로 타이완 문화예술 분야 국가문예상, 『천론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해석儒道天論發微』으로 중정中正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현재까지 타이완에서 백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전통 경전 연구에 몰두하여 기존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한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논어』, 『맹자』, 『노자』, 『장자』, 『역경』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였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