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죽림칠현의 우두머리 원적阮籍의 구슬픈 울음

『장자』의 「어부편」은 흥미롭다.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들에게 강의를 하는데 마침 어부 한 명이 배를 저어 지나가다가 공자의 제자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구시오?”

이렇게 물어본 후에야 어부는 그가 공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사람은 벼슬이 있소?”

“없소.”

어부는 또 물었다.

“그럼 제후처럼 관리하는 땅이 있소?”

“없소.”

그러자 어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왜 백성의 일을 걱정하오? 벼슬도 없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소.”

공자는 어부의 말을 듣고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를 모셔다 여러 가지를 물었다. 공자는 어부의 대답을 듣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대목이 하나 있는데, 바로 진실이란 마음에서부터 정성을 다해 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어부는 사람이 억지로 운다면 좀 슬퍼 보일 수는 있어도 비통함을 주지 못하며, 사람이 거짓으로 화를 내면 좀 무섭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위압감을 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사람이 억지로 친절한 척 미소를 띠고 있다고 해서 상냥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진정한 슬픔은 소리 없는 흐느낌이고, 진정한 분노는 성내지 않아도 그 위엄이 느껴지며, 진정한 친절은 웃고 있지 않아도 상냥함이 느껴진다. 즉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올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도가에서는 이를 특히 중시한다.

진실은 마음속에서 정성을 다해 열중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
‥‥‥ 노장의 지혜 ‥‥‥

인간사회에 선악은 반드시 존재했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하라고 가르쳤다. 그래야 사회질서가 유지되고 화목한 삶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과 악에 관한 풀리지 않는 기본적인 의문에 부딪혔을 때, 도가의 가르침에 도움을 청한다. 선과 악에 대한 완벽한 이론을 가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 속에서 선과 악을 분별할 줄은 알아야 한다. 다음은 위진魏晉시대의 신도가新道家 중 죽림칠현의 우두머리였던 원적에 관한 이야기다. 원적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평소와 다름없이 고기를 먹고 술을 마셨다. 이런 그를 보고 사람들이 불효자라 욕했다. 그런데 출관하던 날 그는 피를 토해내며 구슬피 울었다. 사람들은 그가 유교에 대항하기 위해 일부러 기존의 예에 맞선 것이며 진심만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즉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슬프지만 실제로는 평소 생활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도가사상에서는 원적처럼 일부러 감정을 억제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당신이 진심으로 슬퍼서 운다면 그것은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현이다. 이처럼 도가에서는 자연스러움과 본성을 중시한다. 자연스럽게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는 것,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저자소개: 푸페이룽 傅佩榮
1950년에 태어난 푸페이룽은 타이완대학 철학대학원 석사, 미국 예일대학 철학박사이다. 타이완대학 철학과 학과장 및 철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벨기에대학,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타이완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페이룽은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교수로, 타이완 『민생보民生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교수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교육부에서 수여하는 우수 교육자상, 『성공한 인생成功人生』으로 타이완 문화예술 분야 국가문예상, 『천론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해석儒道天論發微』으로 중정中正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현재까지 타이완에서 백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전통 경전 연구에 몰두하여 기존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한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논어』, 『맹자』, 『노자』, 『장자』, 『역경』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였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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