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읽고 장자에게 배운다』 중에서

 

 

 

 

 

 

자애는 보물이다

 

노자는 『도덕경』 67장에서 도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가 자애다. 우리도 익히 알듯 도는 만물을 낳는다. 즉 도는 만물의 어머니인 셈이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한없는 포용과 관용을 베푼다. 이러한 진정한 자애심이 사람에게 필요한데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심과 비슷하다.
도가에서는 세상 모든 사람을 포용하라고 가르친다. 당신이 리더라면 부하직원을 대할 때 무조건 잘잘못만 따질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감싸안을 수도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엄격하게 잘잘못을 따져보니 절반은 선이고 절반은 악이었다고 치자. 여기서 악을 모두 제거한다면 앞으로 선은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 악한 부분이 선하게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 부하직원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도와 바른길로 이끌어야 한다.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면 왜 선과 악을 더 세분화할 수 없는지 깨닫게 된다. 때로는 선을 행하기 위해 본성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무슨 뜻일까? 『장자』에 효성이 지극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사람은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해골처럼 변해버렸다. 그의 깊은 효심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감동했고, 조정은 그에게 벼슬을 내렸다. 그러자 고향 사람들이
그 사람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부모님을 여의면 모두 기진맥진해 쓰러질 때까지 통곡했다. 실제로 그중 반수 이상이 울다 탈진해서 죽었다.
물론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장자가 진정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억지로 꾸미지 말라는 것이다. 도가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인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도가에서는 목적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효자로 칭송받으려는 목적으로 억지로 효자인 척하여 본성에 어긋나는 짓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익을 추구한다. 선비는 명성을 좇고, 의사는 가문의 이익을 좇고, 성인은 천하 만민의 행복을 추구한다. 이들은 모두 특정 목적을 위해 자신의 본성을 거스르고 있으므로 모두 도가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 도가에서는 인간의 본성을 더욱 중시한다. 장자도 다음과 같은 비유로 이를 강조했다. 어린아이와 하인이 함께 양을 치러 갔다. 양을 치는 사이 하인은 책을 읽었고 어린아이는 주사위 놀이를 했다. 그 둘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양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여기서 양은 인간의 본성을 뜻한다. 그들이 공부를 위해서였든 노는 데 정신이 팔려서였든 결과적으로 그들은 양을 잃어버렸고, 이는 어떤 목적을 위해 본성을 위배한 것이다.

평소 우리는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자는 선한 마음에서 한 일일지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예를 여러 개 들어 설명까지 덧붙인다. 그런데 만약 선행이 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유교와 확연한 차이점을 드러내는 도교의 가르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소개: 푸페이룽 傅佩榮
1950년에 태어난 푸페이룽은 타이완대학 철학대학원 석사, 미국 예일대학 철학박사이다. 타이완대학 철학과 학과장 및 철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벨기에대학,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타이완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페이룽은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교수로, 타이완 『민생보民生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교수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교육부에서 수여하는 우수 교육자상, 『성공한 인생成功人生』으로 타이완 문화예술 분야 국가문예상, 『천론에 대한 유가와 도가의 해석儒道天論發微』으로 중정中正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현재까지 타이완에서 백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전통 경전 연구에 몰두하여 기존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한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논어』, 『맹자』, 『노자』, 『장자』, 『역경』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였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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